한화 감독하고 싶다?…'레전드' 류현진, 이번엔 정색했다

2025-07-10

"저 아직 선수입니다. 아직 계약 기간도 한참 남았다고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8)은 눈에 띄게 난감해했다. 평소 웬만한 일은 그저 껄껄 웃어넘기던 그가 모처럼 정색했다. "은퇴 후 한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수년 전 발언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괜한 오해를 받은 탓이다.

상황은 이렇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은퇴하면 한화 감독이 되고 싶다. 감독실 문을 활짝 열고 선수들과 교감하는 감독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먼 미래의 막연한 꿈이자 당시 '친정팀'이던 한화를 향한 애정을 표현한 거나 다름없다.

이 에피소드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소개됐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부에서 앞뒤 상황 설명을 다 자르고 "한화 감독을 하고 싶다. 소통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부분만 발췌해 퍼 나르기 시작한 거다. 해당 발언이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일자 류현진은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직접 나섰다. 그는 "토론토 시절에 먼 훗날의 얘기를 한 것뿐이다. 시즌이 한창인 지금 내가 그런 얘길 하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내 계약 기간은 (올해를 제외하고도) 아직 6년 더 남았다. '선수'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현재 한화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투수 류현진'을 무척 존중하고 아낀다. "류현진이 투수진 최고참 역할을 잘해준 덕에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해왔다. 류현진도 한화 더그아웃의 수장인 김 감독을 존경하고 따른다. 김 감독과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합작한 인연도 있다.

류현진은 "팀이 하나가 돼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뜻밖의 얘기가 인터넷에 오르내려서 깜짝 놀랐다"며 "감독님께도 죄송했고, 구단과 팀 동료들에게도 미안했다. 오해를 차단하고, 이 뜻을 꼭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의 '리빙 레전드'다. 2006년 데뷔와 동시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하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이후 7년간 한화와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2013년 MLB로 떠났다. MLB에서도 첫 시즌부터 2년 연속 14승을 올리며 정상급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9년엔 MLB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나서고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고의 자리에 섰다.

그는 지난해 2월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사인하면서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한 뒤 2년째 한화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최고 투수 자리를 예약한 한화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는 "류현진은 우리 선수단의 실질적 리더다. 그와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한국 복귀 당시 '한화의 우승'을 남은 선수 생활의 1순위 목적지로 삼았다. 은퇴할 때까지 그 장면 하나만 바라보고 달릴 생각이다. 한화는 올해 전반기 1위를 확정하고 시즌 50승에 선착하면서 그 꿈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류현진은 "팀이 1등을 하고 있으니 기분이 정말 정말 좋다. 전반기 동안 투수들과 야수들 모두 최고로 잘해줬다"며 "올스타 휴식기를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 후반기에도 선수들 모두 준비를 잘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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