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수백억?”…‘이곳’ 안가면 손해입니다

2025-10-10

확산하는 ‘APEC 특수’…지역 연계 관광, 새 성장축 될까?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관광업계는 “이번이 관광 수지 반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크루즈선까지 숙소로…‘APEC 특수’ 현실화하나?

11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경상도 전역에서는 대형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포항은 ‘드론쇼’와 ‘불꽃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등 지역 정체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부산은 ‘부산불꽃축제’와 ‘해운대 빛축제’를 예고했다. 영천에서는 ‘문화예술제’와 ‘와인페스타’가, 창원에서는 ‘K-팝 월드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이들 도시는 경주의 숙박난을 계기로 관광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현재 경주는 주요 호텔과 펜션, 식당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다.

외신·경호단·경제사절단 등을 포함해 정상회의 기간 경주를 방문하는 인원은 약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포항·안동·영천·예천·영주 등 인근 도시까지 예약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경주보다 숙박비가 30~40% 저렴해 ‘합리적 대안지’로 부상했다.

숙박난 해소를 위해 크루즈선까지 숙소로 동원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포항 영일만항에 7만톤급(850객실)과 2만6000톤급(250객실) 규모의 선박을 정박시켜 경제인 숙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경주는 수용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사례”라며 “인근 도시가 자연스럽게 수요를 흡수하면서 권역형 관광 경제권이 형성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단기 호황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져야”

전문가들은 이번 APEC을 ‘단발성 특수’로 끝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기회를 지속 가능한 지방관광 모델 구축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APEC은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닌 지방 관광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실험대”라며 “지역 간 연계 관광, 교통망 확충, 외국인 대응 시스템까지 종합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주의 수용 한계를 인근 도시가 분담하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며 “관광객 분산은 곧 소비 분산으로 이어지며, 지방 중소도시의 ‘체류형 소비 구조’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축제와 시너지…“공동 브랜드 구축해야”

이번 APEC을 전후해 열리는 지역 축제들은 ‘의도된 시너지’로 평가된다. 일정이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관광객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 전문가는 “연계 홍보나 통합 관광패스 같은 협업 마케팅이 이뤄진다면, 경북권 전체가 관광 허브로 재정의될 수 있다”며 “서울 중심의 외국인 관광을 지방으로 돌릴 절호의 기회다. 외신과 VIP 방문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수백대의 전용기와 외교사절 이동으로 공항·KTX·고속도로 등 교통망 효율성도 시험대에 오른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련 정비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트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숙박 비교 플랫폼, 교통 연결 앱, AI 해설 투어 등 ‘관광 IT 서비스’가 실제 수요 속에서 검증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한 도시의 성공이 아닌 권역 전체의 공동 브랜드 전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역권 전략이 정착되면 지방이 스스로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3일짜리 국제행사’가 아니다.

경주에서 시작된 불씨가 포항의 바다, 영천의 와이너리, 부산의 불꽃으로 번지며 지역 ‘관광 DNA’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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