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이후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부채 중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회수 우려'문제가 불거진 영향이다. 특히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최근 달성했던 시가총액 2위 자리도 다시 내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메리츠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0.59%) 상승한 11만9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12만800원) 종가 대비 1100원(0.91%) 떨어진 가격이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 4일 이후 2288억원 증발했다.
이번 사태로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여왔던 신한금융지주에 '2위 타이틀'을 반납했다. 이날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와 신한지주와의 시가총액 격차는 1469억원으로 신한지주가 메리츠금융지주를 앞섰다. 신한지주가 메리츠금융그룹을 제치고 금융사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난 7일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6%대 하락을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금융사 시가총액 순위 3위 신한지주와의 시가총액 격차가 406억원까지 좁혀진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하락은 홈플러스 사태의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금융권까지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관련한 우려가 번졌다. 특히 홈플러스와 관련한 전체 금융권 익스포저(1조4461억원)에서 82%에 해당하는 1조2000억원를 차지한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메리츠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지난달 말부터 금융사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왔다. 올해 초부터 2위를 지켜온 신한지주가 지난달 24일 메리츠금융지주에 2위를 내주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24일, 25일, 26일 순위가 교체됐고, 지난 5일 메리츠금융지주가 다시 2위를 되찾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다시 신한지주에게 밀려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메리츠금융지주 입장에서의 관건은 잠재적 담보처분권 발생 이후 처분 자산인 리테일 부동산 시장 거래 환경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지난해 5월 기존 인수금융 차환을 목적으로 대출을 실행한 바 있다"며 "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의 차입금 중 메리츠금융의 집중도가 높다는 점이 시장에서 우려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충격 가능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해당 대출 전액이 홈플러스 점포를 담보로 한 선순위 신탁채권으로 구성돼 있고, 사측 추산 신탁자산(점포) 평가가치가 4~5조원 수준으로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