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을 사랑을 오래도록 좇으며

2025-01-01

사랑에 대해서라면 평생을 말해도 질리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아마도 그건 사는 동안 밥 먹듯이 사랑한다고 해도 단 한 술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할 만큼 사랑의 세계는 깊고 또 넓은 덕입니다. 평론 한 편을 써내는 작업은 사랑하는 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모호하고도 선명한 감각에 골몰하며 수차례 복기하고 수없이 게워낸 끝에 이윽고 그 모든 불가해를 환대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끈질기고도 지극한 마음이 너무나도 기껍습니다.

쓰는 일과 사랑하는 일을 병치할 수 있다면, 쓸 수 있는 용기 또한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저를 견뎌온, 심지어 지켜온 이들로부터 제가 빚진 것이겠지요. 그 숱한 사랑을 차마 다 헤아릴 수조차 없겠지만, 그럼에도 늘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감동하고 감사하며 헤프게 표현하겠다는 다짐으로 채권자 명단을 아래에 적어둡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사랑은 분명 아빠 정재영씨와 엄마 송정아씨로 인한 것이었을 테니, 쓰면서 느꼈던 모든 보람과 기쁨을 두 분께 돌리고 싶습니다. 동생 정유호와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오직 바라는 건 너희가 시와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일이라는 김종훈 선생님, 오래도록 함께 그 내용 없는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싶습니다. 존경합니다. 서투르게 써내려간 글 속에서 사랑을 읽어내주신 양윤의, 차미령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 성실하게 공부하겠습니다. 우리 연구방 식구들과, 꺾이지 않는 나의 자랑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일팔시팔이들, 선배, 후배들의 존재만으로 늘 마음 한편이 든든합니다. 세은과 주영, 나의 열렬한 팬 규림에게 무한한 응원을, 문희와 승현, 유진에게 무궁한 우정을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오로지 하은에게만, 나의 온 마음을 드려요. 사랑이 자꾸만 슬픔의 곁에서 발견되는 까닭을, 그 희고도 파랗게 일렁이는 빛을 속절없이 생각하며 오래오래 쓰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송연정(본명 정소연)

△ 1999년 출생

△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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