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8월 고래잇 페스타 시작…삼겹살·수박·전복 등 할인
영업 전부터 매장 밖까지 대기줄, 정육코너 앞 ‘인산인해’
할인 통해 고객 발걸음 붙잡기…“저렴한 선택지 위해 노력”
[미디어펜=김성준 기자]“줄은 이쪽으로 서 주세요! 카트는 직원이 하나씩 드리겠습니다.”
29일 오전 9시50분, 이마트 왕십리점 개장 전부터 100명이 넘는 소비자가 마트 입구로 몰려들었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초저가 할인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 행렬이 펼쳐진 것이다. 계산대 앞에서 시작된 긴 줄은 매장 밖까지 이어졌고, 직원들은 질서 유지에 분주했다.

입장을 기다리며 소비자들은 마트 전단지를 꼼꼼히 살펴보며 구매할 품목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오전 10시,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소비자들은 직원들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둘러 내부로 진입했다. “앞에 사람 발 보면서 가세요!” 매장 직원들이 연신 안전을 위해 소리쳤다. 외침이 무색할 만큼 소비자들은 뛰다시피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이마트 왕십리점은 8월 ‘고래잇 페스타’ 첫날을 맞아 이른 시간부터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부산스러웠다. 첫날 대표 할인 품목은 삼겹살과 수박, 전복 등이었다.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향한 곳은 ‘삼겹살’을 판매하는 정육 코너였다. 100g당 788원 하는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소비자들로 매대 앞이 꽉 막힐 정도였다.
“고르신 분은 나와주세요. 조금만 빨리 구매해주세요.” 혼잡스러운 상황을 정리하려 점원이 나섰지만 인파는 점점 더 붐볐다. “계란 사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렸다가 고기 두 팩 사요.” 매대 앞에서도 줄이 길어지자 일행이 있는 소비자들은 역할 분담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고기를 카트에 담은 소비자들은 다음 품목을 구매하기 위해 흩어졌다. 주로 구매한 품목은 50% 할인하는 수박과 60% 할인하는 전복 등이었다. 계란, 양배추 등 신선식품 매대 앞에도 삼삼오오 소비자들이 모였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라면이 불티나게 판매됐다. 라면 번들 3개 9900원에 판매하는 묶음 행사에 라면을 카트 가득 담은 소비자도 눈에 띄었다. 점원들은 순식간에 비워지는 매대를 채우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평일 오전인 만큼 방문객 중엔 고령층 소비자가 많았지만,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고객이나 2030 소비자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로 꼽은 것은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20대 대학생 박모씨(서울 성동구)는 “라면은 쿠팡 같은 곳이 더 저렴해서 한 번에 사서 쟁여두는 편인데, 이번에는 마트가 더 싸길래 잔뜩 구매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카트에는 신라면 5개짜리 번들 6개가 담겨 있었다.
30대 이모씨(서울 성동구)는 “장을 볼 때 가격 때문에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하는데, 오늘은 삼겹살을 할인한다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방문했다”면서 “너무 싸서 수량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넉넉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 3팩을 구매했다.

대형마트들은 최근 다양한 할인 행사를 꾸준히 펼치며 고객 발걸음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돼 실적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미끼상품’을 특가에 선보이면서라도 고객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 내에 입점한 임대매장 등에선 소비쿠폰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적극 알려 소비자 동선에 매장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고객 혜택을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할인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면서 “대형마트라는 업의 본질은 좋은 상품을 싸게 제공하는 것인 만큼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