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화생명, 뇌심보험 '재활치료' 특약 2주만에 판매 중단

한화생명이 신상품 특약 판매를 출시 2주만에 돌연 중단한다. 비급여 보장 확대와 관련, 최근 우려가 제기된 과잉 진료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단 주계약 상품은 그대로 판매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뇌심H건강보험 상품의 재활치료비 특약을 이날 초회보험료 수납 완료건에 한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당 특약의 보장 한도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부적인 판단 하에 판매를 중단했다"라며 "재활치료 특약만 판매가 중단되고, 주계약 상품은 이전과 같이 판매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출시된 뇌심H건강보험은 기존에 주로 보장되던 뇌혈관질환과 허혈성심장질환 뿐 아니라 심부전과 대동맥박리 등 중증 심장·혈관 질환까지 보장 범위를 넓힌 상품이다. 수술, 혈전용해치료, 혈전제거술 등 병행치료가 잦은 점을 감안해 치료당 각각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판매 중단을 앞둔 재활치료 특약의 경우 상급병원 기준 매월 100만원씩 연간 최대 1200만원의 진료비를 종신 보장한다. 뇌·심장질환 발병 후 후유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재활치료 특약을 확장했다는게 한화생명의 설명이다. 재활치료 범위에 도수치료, 냉온열치료, 전기자극치료, 광선치료 등 과잉 진료 우려가 높은 항목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한화생명의 이같은 결정이 최근 정부의 비급여 의료비 지적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9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주관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 이용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암, 심뇌혈관, 희귀질환 등 중증 위주 비 급여 보장으로 상품을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한화생명은 이에 대해 "특약 판매 중단은 자사 자체 결정이지 금융당국의 지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비급여란 의료비 체계에서 국민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지 않는 영역을 말한다. 급여의 경우 정부가 직접 의료행위 기준과 비용을 정하지만, 비급여의 경우 의료기관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의료기관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든 실손보험이 이를 보장하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에도 일부 보험사의 암주요치료비와 2대(뇌혈관·허혈성심잘질환) 치료비 특약에 대한 판매가 중단됐다. 금융당국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치료비를 과도하게 보장할 경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절판마케팅이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사 특약이 추후 출시되더라도 비급여 관련 보장 범위가 이전 같지 않거나, 보험료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실제 현재 일부 보험사 및 법인보험대리험(GA) 지사에서는 해당 상품의 판매를 위한 홍보 문구 등을 설계사에게 공유하며 절판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뇌·심장질환 후유증은 장기간 치료 필요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재활치료특약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갑작스런 판매 중단을 앞둔 상황에서 설계사들의 절판마케팅이 불가피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