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쿠팡이츠와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달 시장에서 가지고 있던 1위 사업자 지위도 깨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해 매출 4조3226억원, 영업이익 64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14.8%로 2023년 20.5%와 비교해 5.7%p 줄었다.
배민은 지난해 자체배달과 커머스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무료배달 경쟁으로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실제 배민의 외주 용역비는 2023년 1조2902억원에서 지난해 2조2369억원으로 73.4% 증가했다. 외주 용역비의 대부분은 자체배달에서 발생한 배달비에서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쿠팡이츠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부터 무료배달을 앞세워 배민을 추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221만명으로 지난해 3월 2186만명과 비교해 1.6%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MAU는 1037만명으로 전년 동기(626만명)와 비교해 65.8%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배민이 올해 차등 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상생 요금제를 적용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소다. 배민은 지난해 7월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했지만, 지난 2월 중개수수료를 9.8%에서 2.0~7.8%로 바꿨다.
배민이 지난해 모회사 DH에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환원한 것도 투자 여력을 줄였다는 평가다. 배민은 지난해 DH가 보유한 자기주식 5372억원어치를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단행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83.8%에 이르는 규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