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캡틴 린가드, '축구장이 골프장?'…서울월드컵경기장 열악한 잔디 상태에 분노 표출

2025-03-05

[미디어펜=석명 기자] FC서울의 '캡틴' 제시 린가드(33)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에 분노한 심경을 나타냈다.

린가드는 4일 개인 SNS를 통해 의미있는 게시물을 올렸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김천 상무의 경기에서 자신이 드리블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린가드가 볼을 몰고가는 주변의 잔디는 곳곳에 음푹 패인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사진 아래에 린가드는 골프를 치고 있는 이모티콘과 찌푸린 얼굴로 화를 내는 이모티콘을 붙여놓았다.

린가는 이 게시물에 별다른 설명을 붙여놓지는 않았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금방 알 수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마치 골프장의 페어웨이가 샷으로 음푹 패인 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엉망이어서 분노 게이지가 치솟은 것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기 힘들 정도로 잔디에 문제가 많았다. 늦추위로 잔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않아 곳곳이 패여 울퉁불퉁했고, 선수들이 강하게 발을 내딛으면 잔디가 그대로 뭉텅 뽑혀나오는 등 갈수록 그라운드 상태가 나빠졌다. 패스 플레이나 질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두 팀은 득점 없이 0-0으로 진빠진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린가드는 방향 전환을 하다가 패인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지며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장면이었다.

린가드뿐 아니라 서울의 베테랑 수비수 김진수는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며 작심하고 잔디 관리 상태를 성토했고,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물론 다른 구장들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4일 프로축구선수협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잔디가 과도하게 손상된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하면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국제대회에서 한국 클럽과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경기 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그라운드 상태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 20일 오만, 25일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연전을 갖는다. 이번 2연전은 고양종합운동장(오만전)과 수원월드컵경기장(요르단전)에서 치러진다. 대한민국 '축구 성지'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홈 2연전 가운데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는 것이 현재 한국 축구장의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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