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을 보호해주세요” 한겨울 K리그에 던진 이승우의 제언

2025-02-24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골잡이 이승우(27)는 “선수들을 보호해달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개막이 빠른 올해 프로축구에서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자 안타까운 마음으로 호소한 것이다.

이승우는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라운드 광주FC전에서 2-2로 비긴 뒤 취재진과 만나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지만 경기장이 축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좋은 축구, 빠른 축구를 모두가 원하지만 오늘은 그런 축구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많이 드는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승우가 아쉬움을 호소한 부분은 날씨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와 클럽 월드컵 등 많은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역대 가장 빠른 2월 15일 개막한 여파가 선수들에게 나오고 있다는 얘기였다. 개막전이 열렸던 시기에는 봄날씨에 가까운 영상 13도 안팎이라 큰 문제가 없었지만 2라운드가 열린 지난 주말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전북과 광주가 맞붙은 전주는 영하 2도까지 떨어지면서 선수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승우는 “경기장 상태가 말이 아니다. 돈을 내고 경기를 보러 오시는 분들께 부끄럽다”면서 “일단 땅이 얼다보니 킥을 제대로 못 한다. 땅을 제대로 딛고 공을 차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미끄러진다. 얼어있는 땅에서 경기를 치르니 온몸이 아프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얼어붙은 그라운드에서 속출하는 부상에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날 전북은 후반 교체 투입된 공격수 전진우가 상대 진영에서 단독 돌파하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눈물을 흘리며 교체된 전진우는 팔 부위에 큰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전북보다 먼저 울산 HD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던 대전 하나시티즌도 미드필더 이순민이 후반 초반 루빅손과 충돌한 뒤 쇄골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순민은 수술대에 올라 당분간 복귀가 어렵다.

이승우는 “우리 경기 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를 봐도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 보였다.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올 위험이 있다”며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에서 축구하고 있는 것이라 안타깝고,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그라운드 상태에선 말이 안 된다. (얼어있는 경기장을 해결하기 위해) 열선을 깔든지, 그라운드를 바꾸든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에 맞춰진 축구를 하려면 이런 잔디에선 어렵다. 프로축구연맹에선 최대한 경기가 멈추지 않는 인플레이를 요구하기에 앞서 선수들을 보호할 방법을 찾아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우가 변화를 호소한 것은 지난 13일 태국의 포트FC를 상대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원정을 다녀온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K리그 개막과 비슷한 시기에 경기를 치렀지만 환경 자체가 달랐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1월 추춘제 전환 검토 공청회를 개최했는데, 무작정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환경에 걸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승우는 “태국은 날씨가 워낙 더우니 문제가 없었다. 한국은 너무 춥다. 계속 이런 환경에서 축구를 한다면 선수들만 피해를 볼 것 같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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