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학병원도 '마스크 물결'…독감 환자 작년 이맘때 보다 14배↑

2025-11-24

코로나 기간 재현하듯 눈만 '빼꼼'

"근육 욱씬거려 잠도 못 자...두통"

감염내과 교수 "고령층 면역증강 백신 접종해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콜록 콜록"

24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원 복도에서는 기침 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독감이 4주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어서인지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게 느껴졌다.

1층 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부터 3층 이비인후과·호흡기내과 진료실로 가는 동안 기침과 가래 끓는 소리가 들려왔다.

호흡기내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40대 주부 A씨는 "주말부터 열이 나고 몸살에 근육통이 있었다. 어깨 죽지가 욱씬거려서 잠도 못잤다"며 "기침도 나오는데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병원 내 의료진은 거의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본원 정문 앞에서 교통 안내를 하는 직원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주치는 내원 환자 90% 이상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마스크 의무 착용을 재현하는 것 같았다.

회색 마스크를 쓰고 있는 70대 남성 B씨는 대화를 하면서도 고개를 돌리고 간간이 기침을 했다. 이마에는 식은땀도 맺혀 있었다.

그는 "기침 콧물이 심하다"라며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러 왔다. 약 좀 받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C씨는 "아무래도 병원이니까 아픈 사람이 많이 올 거 아니예요? 그러니까 마스크를 쓰고 왔지"라며 "요새 다 마스크 쓰고 다닌다. 우리 나이대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달 17일 질병관리청이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전국적으로 독감 환자가 4주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46주차(11월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 환자는 66.3명으로 4주째 증가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배 수준을 기록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래석 교수는 예방접종 후 휴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독감은 증상 시작 후 약 5일 간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며 "일반적으로 열이 가라앉고 기침이 크게 줄어든 시점까지 최소 3~5일간 등교·출근을 쉬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감은 단순 감기가 아니며 폐렴·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65세 이상,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같은 기본 수칙이 예방에 큰 역할을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면역증강 백신 (enhanced influenza vaccination)이 도입되고 동일하게 안전하면서 우수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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