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思索)의 계절

2024-10-16

김남수 제주한라대학교 복지행정과 교수/논설위원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장기간의 폭염과 늦밤까지 이어지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나 어느덧 10월의 가을 문턱에 와 닿아있다. 이제 나름 선선하면서도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서 우리의 일상생활도 차츰 적응의 준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요즘 우리들은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과 AI의 등장으로 삶의 패턴도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한마디로 상호간의 만남의 행태가 대면의 시간보다는 온라인 비대면에서의 소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의 방식을 예전과 아주 달리 바꿔 버렸다. 물론, 이러한 비대면 시대에서 나름 신속한 소통으로 인한 편리함과 효율성을 최대한 즐기고 있다. 지금의 소통 방식이 말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문자 메시지 사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호간의 대면 접촉보다는 비대면 접촉에 의한 의사소통이 일상화되어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쌓아왔다. 기본적인 교양교육을 비롯하여 전문교육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지식을 축적해 왔다.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이 대부분 문헌조사, 독서, 도서관 활용 등 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져 왔다. 지금은 온라인상에서 가능하다. 예전에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에 우리들의 삶은 어떠했는가를 돌이켜보건대, 이전에 일상적인 삶에서 어떤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직접 해당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했다.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대화가 이루어져 일을 처리해 왔다. 나름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불평 없이 생활해 왔다. 지금은 어떠한가. 상황이 달라도 너무나 달라졌다. 누구나 1인 1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에 구애 없이 즉각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지식을 취득하게 되었다. 

한편, 돌이켜 보면 우리들은 이러한 스마트한 시대에서 잃어버리는 것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우리들의 인지 및 사고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사상가인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다 라고 하였다.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고등한 지능을 통해 생각하고 창조적인 일을 한다. 깊은 생각과 사고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운다. 단순히 지식들의 축적보다는 지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지금처럼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하여 인터넷, AI 등을 활용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취득한 정보나 지식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삶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각자 사색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독서의 힘에서 비롯된다. 독서를 통해 직·간접적인 체험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올 가을에는 관심 분야를 찾아 계획된 독서를 하는 것이다. 독서를 한다는 것이 단순히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체득하는 것이다. 10월은 일 년 중 가장 풍성한 곡식과 열매를 수확하는 계절이다. 물질적인 결실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알차고 풍요롭게 정신적인 풍성함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지적 자산을 높여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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