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출산을 돕기 위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대회 도중 경기장을 떠났던 30살 골퍼가 마침내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19일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에 따르면 올해 콘페리 투어를 통해 PGA 투어 카드를 획득한 잭 보슈(미국)는 2년 전 PGA 투어 진출을 위한 대회에서 도중에 기권했다. 경기를 하다가 아내가 진통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1995년 12월생인 보슈는 오클라호마 주립대에 다니던 2018년 빅토르 호블란, 크리스 벤투라(이상 노르웨이), 매슈 울프, 오스틴 에크로트(이상 미국)와 함께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멤버다. 하지만 일찌감치 PGA 투어에 진출한 동료들과 달리 2019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오랫동안 하부 투어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2023년 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에 진출한 것이다.
그런데 경기 도중 12번 홀에서 아내가 예정보다 5주 빨리 진통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경기위원은 그에게 경기를 계속하든가 기권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경기를 포기한 뒤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아내에게 갔다. 그 덕에 다음날 첫 아들이 태어났을 때 그는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지난해 콘페리 투어 최종전에서 4위 안에 들면 PGA 투어에 진출할 수 있었던 보슈는 공동 9위에 그치면서 또다시 꿈을 뒤로 미뤘다. 그러나 올 시즌 프로 전향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지난 6월에는 예선을 거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 무대에 섰다. 콘페리 투어에서는 지난 9월 시몬스 뱅크 오픈 우승을 포함해 5차례 ‘톱10’에 들며 일찌감치 상위 20명에게 주어지는 PGA 투어 카드를 확정지었다.
두 번째 아들을 얻고 올 시즌을 출발했던 보슈는 PGA 투어 카드와 함께 자신의 30번째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보슈는 “지난해 최종전을 마친 뒤 아내에게 ‘내년에는 여기 오기 전에 끝내겠다’고 했었다”라며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