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치력 현주소 (하)
KAGC 자료 분석
전체 유권자 30만명 육박
민주당 지지율 공화 앞서
“투표 해야 정치력 신장”

가주의 한인 유권자 수는 30여만 명에 달하지만, 유권자 등록 비율은 4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 전체의 등록률 73%보다는 27%포인트 가량 낮다.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는 센서스국과 각 주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분석, 가주 등 9개 주의 한인 유권자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주 내 한인 인구는 46만6313명이며 이중 유권자는 29만8693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유권자 등록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13만5737명에 불과했다. 한인 유권자 수는 가주가 가장 많지만 유권자 등록 비율은 가장 높은 워싱턴주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가주 한인 유권자의 정당별 지지도는 민주당이 39.1%, 공화당은 20.3%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한 경우도 38.74%나 됐다. 〈그래프 1 참조〉
연령대는 30대가 18.6%로 가장 많았고 20대(17.53%), 40대(16.97%)순으로 집계됐다. 〈그래프 2 참조〉
가주에서 한인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은 LA 카운티(9만287명)였다. 이어 오렌지카운티(3만4465명)와 샌타클라라카운티(1만 5021명), 알라메다카운티(1만1257명), 샌디에이고카운티(9077명)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LA(3만964명), 샌프란시스코(8726명), 샌호세(6390명), 어바인(6318명), 샌디에이고(5296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방하원 지역구로 보면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가주 34지구(5만9101명·현 민주당 지미 고메즈 의원)에 한인 유권자가 가장 많았다. 이 지역구는 LA 한인타운 외에 차이나타운, 보일하이츠, 리틀도쿄 등을 포함한다. 두 번째는 가주 39지구로 총 4만7654명이 거주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리버사이드, 모레노밸리 등이 포함되며 현재 마크 타카노 의원(민주)이 연방 하원의원직을 맡고 있다.
3위는 베트남계 미국인 데릭 트랜 연방 하원의 45지구(2만 9854명)였다. 영 김 하원의원의 지역구인 40지구의 경우, 한인 유권자(2999명)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 다음으로는 뉴욕(9만224명), 뉴저지(6만6251명), 버지니아(5만2165명), 텍사스(4만5840명), 워싱턴(4만5239명) 주 순으로 한인 유권자가 많았다.
KAGC는 이들 5개 주의 한인 유권자 등록률도 공개했다. 뉴욕주의 등록 비율은 34.56%로 가주보다더 낮았다. 이에 반해 워싱턴(65.86%)과 뉴저지(65%)주는 65% 이상을 기록했고, 앨라배마(58.52%), 텍사스(58.52%)주도 58%가 넘었다.
KAGC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유권자 분석은 많았지만 한인 별도 자료는 지금까지 없어서 이번 조사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인 유권자의 저조한 등록률에 대해 UCLA 박계영 교수는 “이런 문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 지속해서 제기됐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흑인, 라티노, 유대인, 하다못해 다른 동양계와 비교해도 한인 참여율은 낮은 편”이라며 “한인 경제력과 비교하면 정치력은 한참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은 단순한 인구수가 아니라 투표 영향력(voting power)을 가진 유권자 수와 유권자 등록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더 많은 한인이 투표에 참여해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높여야 진정한 정치력 신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