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47.1% “절대 못 받아들여”
응답자 87% “러시아, 침략 지속할 것”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임시휴전’에 전격 합의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 절반은 영토 포기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포기를 전제로 한 종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달 5일~지난 10일까지 우크라이나 국민 20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47.1%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영토를 양보하고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어렵지만 대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답변은 38.1%로 집계됐다. ‘쉽게 동의할 수 있다’는 답변은 8.2%에 그쳤다. 다만 러시아가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영토를 포기하는 안에 대해서는 응답자 49.5%가 ‘대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KIIS의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영토를 넘어 침략을 계속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7%로 집계됐다. 이런 답변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역에서 집계됐다고 KIIS는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가 우크라이나 파괴라고 답한 응답자는 66%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종전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와 나토 가입 불가 입장을 못 박은 채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실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제시한 조건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KIIS가 그간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선 평화를 달성하려면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답변이 2022년 2월 개전 직후부터 1년 넘는 기간 동안 약 10% 수준이었다. 전쟁 3년 차에 접어든 2024년 초쯤부터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종전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편이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