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톡톡] 유기농 곡물 ‘종이팩’에 담아 유통

2025-01-23

“저희 종이팩은 화장지나 행주로 100% 재활용할 수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이 없고 탄소 배출량이 적습니다. 창업 초기 자체 누리집에서만 홍보했는데도 2300명이나 주문해서 깜짝 놀랐죠.”

리필리(대표 김재원)는 곡물용 친환경종이팩을 만드는 업체다. 2020년 설립한 이곳은 쌀·콩·밀가루 등 곡물을 담는 포장용기를 자원순환이 가능한 종이 재질로 제조한다. 특히 자체 개발한 초음파 접합 기술을 적용한 것이 차별화 요소다.

김재원 대표는 “이 기술은 종이 사이에 특정 초음파를 흘려 보내면 표면이 진동에너지로 녹아 붙는 방식”이라면서 “직접 열을 가해 접착하는 것보다 생산 속도가 20% 빠르고 전기료도 78% 적게 든다”고 말했다.

종이팩은 갑각류 껍질에 들어 있는 소수성 물질인 키틴으로 코팅했다. 덕분에 리필리 종이팩은 습기에 강하고 화학물질을 담아도 터지거나 변질되지 않는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화장지나 종이행주 등으로 재활용도 가능하다. 리필리는 이 기술로 유한킴벌리·오뚜기 등 유명 기업과 협업해 세제·샴푸용 종이팩도 내놨다.

개발한 종이팩에 유기농 곡물을 담은 제품도 상품화했다. ‘로컬스톡’이란 제품이 그것인데, 유기 인증을 받은 백미·현미·찹쌀·서리태·귀리 등 5종으로 구성했다. 곡물은 충남 홍성 홍동농협, 전남 해남농협 등지에서 공급받아 의미를 더했다.

리필리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 대상으로 뽑혀 올초까지 18억원의 누적 투자액을 유치했다. 2024년 11월엔 ‘이달의 에이(A)-벤처스’로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시중에 종이팩에 곡물을 담아 유통하는 시도는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곡물 생산농가와 상생하는 한편, 친환경종이팩으로 포장한 유기농 곡물을 해외로 수출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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