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상어처럼 새 치아 얻을까”… 英 연구진, 실험실 치아 배양 성공

2025-04-14

상어와 악어 등 여러 종의 동물이 일평생 이빨 걱정 없이 살아간다. 뽑혀도 계속 자라나기 때문이다. 토끼, 햄스터 등도 이빨이 계속해서 자라나기 때문에 오히려 갈아낼 지경이다.

반면 인간은 영구치를 가질 기회가 단 한번 뿐이다. 부러지거나 뽑게 되면 임플란트, 틀니 등 인공 보철물로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 가운데 영국의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인간의 치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아나 안젤로바-볼포니 박사가 이끄는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과 협력해 실험실 조건에서 인간의 치아를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진은 세포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특수 유형의 소재를 도입했다. 한 세포가 다른 세포에게 치아 세포로 성장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소재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실험실 환경에서도 치아 발달 과정을 재현할 수 있게 됐다.

볼포니 박사는 “치아를 다시 자라게 해 생물학적 방식으로 치아를 대체한다는 아이디어가 나를 킹스 칼리지 치의학과로 이끌었다”면서 “접시에서 치아를 배양하는 것은 지식의 공백을 메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치아를 상실한 자리에 임플란트 심는 데에는 여러 위험이 있다. 침습적 수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고, 치아가 상실되면 그 자리의 잇몸뼈가 점점 흡수되기 때문에 치조골 이식 수술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 자리에 연구실에서 배양한 치아를 이식해 '재생'된 듯 자연스럽게 치아를 옮겨 심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잇몸 조직과 결합해 '더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되고, 거부 반응의 위험이 없고, 내구성이 높은' 치아를 얻게 된다고 연구에 참여한 쉬첸 장 박사 과정 4학년생이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치아를 환자의 입 안으로 옮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방법은 두가지다. 한 가지 방법은 어린 치아 세포를 빈 치아 부위에 이식해 입 안에서 치아가 새로 자라게 하는 것이며, 또 다른 방법은 실험실에서 성인의 치아만큼 키워 입 안으로 옮겨 심는 것이다.

킹스 칼리지의 보철학 전문 세어시 오툴 펠로우는 “이 새로운 치아 재생 기술은 매우 흥미롭고 치과 의사들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가 치과에서 일하는 동안 이 기술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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