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초고속 시대 ‘느린 투자’의 미덕

2025-10-15

오늘날 주식 시장은 속도를 자랑하는 자동차 경기 같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초 단위로 거래를 성사시키며 투자자들의 보유 기간은 몇 주, 심지어 며칠로 줄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최근 연구와 시장 성과는 ‘가장 빠른 시대에 가장 느린 투자자가 승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통적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보유 기간이 긴 기관 투자자들은 단기 지향 투자자보다 연간 약 3%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주식 수익의 80~90%가 기업 이익과 배당 성장에 직접 기인한다는 사실도 반복적으로 입증됐다. 즉 주식의 가치는 펀더멘털, 특히 기업의 수익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핵심은 ‘성장 격차’를 발견하는 것이다. 많은 애널리스트는 향후 12개월만 본다. 하지만 3~5년 장기 수익 잠재력을 분석하는 투자자는 컨센서스 추정치와 실제 성장력 사이의 격차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개념이 중요하다. 경쟁자의 침입을 막는 해자를 가진 기업을 찾아야 한다. 강력한 브랜드, 독점 기술, 규제 장벽, 규모의 경제 등이 해자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은 안정적이고 높은 자본 수익률을 창출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단순히 보고된 이익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이익의 ‘질’이다. 현금흐름 대비 이익 비율이 높은 기업을 담은 포트폴리오는 연간 약 10%의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회계상 발생액이 많은 기업은 일시적으로 이익을 부풀릴 수 있다. 이익의 지속성도 핵심이다.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 성장 기업은 동종 대비 연간 약 7%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주의, 과거 정보 집착, 군중 심리에 취약하다. 컨센서스 예측은 종종 합리적 분석보다 심리에 기반한다. 이를 인식하는 투자자는 낙관과 비관의 왜곡이 만든 펀더멘털 불일치 시기를 포착할 수 있다. 특히 기술 성장주에서 이런 편향은 두드러지며 이를 조정한 투자자들은 연간 약 8% 초과 수익을 거뒀다.

워런 버핏이 강조하듯 분기 실적이 아닌 장기 주주 가치에 집중하는 경영진을 찾아야 한다. 장기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은 지속 가능한 이익 성장을 이루며 시장 기대를 넘어선다. 자본 배분 능력도 중요하다. 이익을 생산적 자산에 재투자하거나 저평가된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환매하는 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단기적 유혹에 저항하는 것이다. 최신 투자 유행, 경기 타이밍 포착, 시장 방향 예측은 매혹적이지만 위험하다. 변동성 큰 시장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 접근을 유지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초고속 시대일수록 전통적 펀더멘털 분석과 장기 투자가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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