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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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해킹 보상책 일환…최대 50% 할인에 소비자 몰려 외식업계 활기 속…실효성 있는 추가 대안 마련 필요

“며칠까지 할인 해요?”, “초코 케이크 다 팔렸어요?”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유심(USIM) 해킹 사고에 따른 보상책으로 뚜레쥬르와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주말을 앞둔 경기지역 외식업계에 또 한 번 ‘품절 대란’이 일고 있다.
12일 유통가에 따르면 이번 SK텔레콤의 할인 행사에는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T멤버십 고객 감사제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행사 기간 내 T멤버십 앱 내 고객 감사제 페이지에서 매직 바코드를 선택하고 매장 직원에게 제시하면 1회에 한해 2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1만원 할인 또는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프로모션은 뚜레쥬르의 케이크, 양과류, 선물류 등 전 품목에 적용된다. 행사 첫날부터 경기도 곳곳의 뚜레쥬르 매장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주말을 앞둔 이날 오후 시흥시의 한 매장에서도 손님들의 방문은 계속 이어졌다. 매장 내 좌식 테이블을 비치해 둔 이 매장에는 식사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절반 이상의 테이블이 꽉 찬 상태였다. 특히 뚜레쥬르의 베스트 제품인 ▲생초코 초코 케이크 ▲소금버터롤 ▲한 장씩 뜯어먹는 32겹 브레드 ▲기본좋은 쌀 베이글 ▲리얼 브라우니 등의 인기가 높았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행사 종료 기간을 묻거나, 이미 품절된 빵의 재고를 찾았다. 아이와 함께 초코 케이크를 사러 왔다던 주부 김정희(40)는 “내일 아침에 케이크 2개가 필요했는데 요즘 매장마다 품절이라고 해서 미리 사러 왔다. 다른 매장엔 하나도 없어서 여기 왔더니 마침 2개가 있어서 다행”이라며 “대신 SKT가 ‘이걸로 끝’이라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용인특례시의 다른 매장은 잇따르는 손님들로 매대가 텅 비어 있었다. 저가 빵부터 고급 롤케이크까지, 한바탕 손님이 지나간 여파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놀라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고, 일부 손님은 찾는 빵이 없자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냉동 조각케이크 등 타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 매장 점주(56)는 “오픈 이후로 손님들이 아침 7시30분부터 줄 서 계셨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어제 매출은 평소 대비 2배, 오늘은 1.5배를 기록했다”며 “오늘은 사람이 적은 편이고 당장 내일이 주말이라 손님이 더 많이 몰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할인 때 ‘반짝 매출’로 멈출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고객이 되게끔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SK텔레콤은 파리바게뜨·도미노피자 등 인기 브랜드와도 할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T멤버십 고객 감사제의 일환으로 최대 50%·60% 할인 등이 이뤄져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상책을 통한 소비 활성화가 침체된 외식업계에도 매출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SK텔레콤의 ‘보상책’이 이렇게 끝나선 안 되고 실효성 높은 대안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선 SKT를 통해 (개인정보 등 유출) 피해를 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상책이 걱정을 완전히 해소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외식업계에도 활기가 생기긴 하겠으나 보다 실효성 높고, 소비자를 위한 추가 대안책이 무엇일지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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