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고문사, ‘동남아 보이콧’으로 확산···“고수익 알바” 시민들 의심글 공유도

2025-10-13

한국인 납치·감금 등 범죄 노출에

동남아 전지역 여행 취소 등 확산

“서류만 전달” “40만원 지급” 등

시민들, 커뮤니티 ‘구인글’ 공유도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 등 범죄피해 신고 잇따르면서 한국 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행을 앞둔 관광객들의 우려는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온라인에서는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에 주의하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초 태국 여행을 계획했던 김윤지씨(29)는 지난 11일 비행기표 4장을 급히 취소했다. 그는 “가족과 여행을 갈 생각이었는데, 관광코스로 유명한 곳들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해도 한국인을 노린 범죄가 잦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며 “국내나 다른 지역으로 (여행지를)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관계자 A씨는 13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캄보디아는 예전부터 치안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사건 보도 이후 여행지를 바꾸거나 취소하는 소비자가 확 늘었다”며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젠 동남아 싸도 안 간다”, “어디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이용자는 “오빠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두 달 동안 출장을 가는데 가족 하나 잃을까 봐 무섭고 심란하다”며 “혹시 모르니 휴대전화 위치 공유를 켜두고 밤에는 숙소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고 썼다.

중고거래 플랫폼과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캄보디아·라오스·태국·말레이시아 등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 주의’를 당부하는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캄보디아에 있는 형에게 서류만 전달하면 된다”, “왕복 항공권 제공, 건당 40만원 지급” 등 조건을 제시하는 구인 글이 올라와 있다.

전국 경찰서에는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 경기, 제주, 전북 등에서 “가족이 캄보디아에 갔는데 연락이 끊겼다”, “지인이 현지에서 사라진 것 같다”는 내용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범죄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8명에서 2022년 26명, 2023년 22명, 2024년 48명을 거쳐 올해(1~8월)는 이미 33명이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수사 현황이나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3일 정례간담회에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피해 현황 자료는 외교부가 관리하고 있어 경찰청은 답변할 수 없다”며 “사망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지역의 여행경보 수준을 ‘여행 자제’에서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출국권고’의 바로 앞 단계로 단기간 내 국민의 신변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존재할 때 발령된다. 외교부는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며 “현지 체류 국민은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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