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상무부의 무역 담판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60% 관세는 결국 미국의 소비자가 최종 부담해 인플레이션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부장의 발언은 전날 중국 상무부가 전격 발표한 “대외무역의 안정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조치(이하 조치)” 9개 항목을 소개하는 외교부·공업정보화부·인민은행·해관총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왕 부부장은 미국의 60% 관세의 파급 영향에 대해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력을 내보였고 잠재력이 크고 활력은 충분하다”며 “외부 충격에 따른 영향을 소화하고 저지할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한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다”며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의 원칙에 따라 미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협력 영역을 개척하고 갈등을 관리 통제하며 양자 무역 관계가 안정적으로 장기화할 것을 희망한다”며 충돌을 피하기 위한 협상을 촉구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오후 일방적인 무비자 혜택을 확대하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틱톡샵 등 해외 전자상거래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9가지 수출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9대 조치는 수출신용보험의 보증 규모 확대, 대외무역기업의 융자 확대, 해외무역 결제 개선, 해외 전자상거래 촉진, 특산 농산물 수출 확대, 핵심설비 및 에너지 자원 수입 지원, 녹색 무역 강화, 경제인 출입국 편의 제공, 해운 능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22일 기자회견의 초점은 무비자 정책 확대와 전자상거래에 맞춰졌다. 퉁쉐쥔(童學軍) 중국 외교부 영사부국장은 “지난해 이후 프랑스·독일 등 29개국에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했다”며 “올 3분기 입국 외국인 818만6000명 중 488만5000명이 무비자였다”고 밝혔다.
소량 포장의 해외 전자상거래를 앞세워 미국 관세장벽을 우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왕 부부장은 “올해 3분기 해외 전자상거래는 11.5% 증가해 중국 대외무역에서 점유율이 6%에 육박했다”며 “12만 전자상거래 수출기업이 직면한 통관·세무·품질·지식재산권 문제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전자상거래 산업 벨트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면서 “165개 해외 전자상거래 종합 시범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2조~3조 위안 규모 2차 부양책 나올 듯
한편 중국은 내년도 경제 성장률 목표를 올해와 같은 5%로 유지하면서 내년 초 또 한 차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열리는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포함한 경제 운용 방침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 자문위원 6명 중 4명이 강력한 재정 부양책으로 5% 성장률 목표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다른 자문위원 한 명은 성장률 4% 이상, 또 다른 위원은 4.5~5%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쯔창(邢自強)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직면한 채무·인구·역세계화로 인한 채무와 디플레이션 사이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취한 1차 부양책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부양책을 촉구했다. 그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앞서 2차 부양 정책이 나올 것이라면서 2조~3조 위안의 재정 부양으로 부동산 재고 해소, 소비 진작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