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6시 KBS1 ‘동행’ 534회는 ‘열아홉 소녀 가장 근혜의 고갯길’이 방송된다.
# 열아홉 근혜의 고단한 하루
매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니는 열아홉 근혜. 매달 내야 하는 공과금에 생활비, 학비까지 마련하려면 몸도 마음도 편할 날이 없다.
학업과 병행하는 아르바이트만 일주일에 2~3개. “대견하다. 기특하다. 효녀다”라며 어디서든 칭찬이 자자하지만, 그만큼 어깨 위에 얹어진 책임감과 부담이 가볍지 않다. 파킨슨병에 최근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술에 의존하는 날들이 많은 아빠. 그런 까닭에 집에서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근혜뿐이다.
근혜는 학교 갈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근혜는 한 번도 아르바이트를 쉬어본 적이 없었다.
또래 친구들처럼 평범한 학창 생활도 자신에게는 부담이었다는 근혜는 가계부를 적을 때마다 한숨만 늘어간다. 설거지에, 서빙에 일주일 내내 힘들게 일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으니 열아홉 살의 삶이 먹고사는 걱정으로 가득하다.
열아홉 근혜가 모든 고민을 끌어안고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할머니다. 할머니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사랑으로 채워 주며, 따뜻한 둥지이자 기둥이 되어주셨다. 하지만 커다랗던 기둥은 세월 앞에 점점 약해졌고, 근혜는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보호자가 됐다. 이제 “자신이 할머니의 곁을 지킬 차례”라는 근혜는 할머니에게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싶다.

#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근혜와 할머니
2살 무렵,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근혜는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이혼 후부터 술을 찾기 시작한 아빠 대신 할머니는 공장에 식당, 농사까지 나서며 생계를 책임졌다. 할머니는 환갑 넘은 나이에도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며 가족을 돌봤다. 그러나 여든의 세월을 넘기며 지금은 파킨슨병에 무릎 관절까지 망가져 거동도 힘들어지셨다. 근혜를 생각하면 항상 미안하기만 한 할머니. 곱게 키워도 모자랄 손녀, 고등학교 때부터 힘들게 고생시킨 것만 같아 근혜 얘기만 하면 눈시울부터 붉어진다.
근혜는 고생고생해서 모은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할머니 인공관절 수술비도 보태고, 간병까지 도맡았다. 아픈 자신을 챙기고, 가장 노릇까지 하는 손녀를 보면 할머니는 가슴이 미어진다.
부모 사랑도 제대로 못 받고 외롭게 자라온 아까운 손녀가, 평생 해준 것도 없는데 당신마저 떠나고 나면 남은 아들이 짐이 될까 그게 늘 걱정이다. 이제라도 아들이 정신 차리고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는데, 아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찾는다. 아들, 손녀 걱정하는 할머니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간다.
#근혜의 고갯길

근혜는 고등학교 내내 돈 걱정이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는데 생활은 더 빠듯해졌고, 하루는 더욱 바빠졌다. 아르바이트 중간에 시간이 남으면 집에 와서 할머니를 챙기고, 저녁이면 막차를 타고 들어온다. 고단했던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마음은 편치가 않다. 술에 의존하는 날들이 많은 아빠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중장비 운전 일을 했던 아빠는 한때 성실하게 일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 폐결핵으로 큰 고비를 겪은 뒤 아빠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후유증으로 체력이 약해져 힘쓰는 일을 하기도 어려워졌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빠는 자연스레 술을 찾았다. 건설 경기도 어려워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던 시기, “직접 투자해 공사해 보면 어떻겠냐”는 주변 권유에 빚을 내서 시작했다.
이 사건은 아빠를 더욱 무너지게 했다. 몇천만 원의 빚만 남긴 채 더욱 피폐해진 삶. 근혜를 생각해서라도 술을 끊어야지 다짐해도, 마음이 힘들 때마다 의지는 금방 무너졌다. 그런 아빠에게 기대하고 다시 실망하기를 수차례다. 언제쯤 가족 걱정, 형편 걱정 없이 학교만 다녀볼 수 있을까 떠올려 보지만, 눈앞의 현실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근혜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 지금의 고갯길을 넘고 나면 또 다른 날들이 있겠지. 오늘도 근혜는 험난한 고갯길을 묵묵히 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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