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작물 재배 전 주기에 걸쳐 국가별 맞춤형 시범 수출을 추진한다. 공정원조개발(ODA)을 활용해 현지 여건에 맞는 농기자재를 투입,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 지역에 농기자재 시범수출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해외 실증도 병행한다. ODA 성과 제고 뿐 아니라 해외 실증 기반 마련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프리카 지역은 올해 케냐, 세네갈, 가나에 이앙기, 방제기, 살포기, 탈곡기, 건조기 등 농기자재를 투입한다. 특히 고가 장비의 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미드테크 농기계를 중심으로 벼 생산성 향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달 환경분석을 실시한 후 5월 현지화에 나서며 9월부터 실증을 추진한다.
중남미 지역의 경우 고산지대의 척박한 토양환경에 적합한 돌수집기, 파종기, 살포기, 수확기, 선별기 등 미드테크 기술 패키지를 제공한다. 작년 볼리비아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볼리비아를 포함해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 총3개국으로 확대한다.
미드테크 농기계를 수출하는 것은 수원국의 기술 수준 때문이다. 고사양의 농기계를 수출하면 현지 활용도가 떨어져 일회성 수출로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진청 관계자는 “수원국 기술 수준 맞춤형 미드테크 수출을 통해 수원국의 근본적 필요를 충족시켜 지속가능한 수출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이 부족한 중동지역에는 병해충 피해를 경감하고 안정적인 채소재배를 할 수 있는 스마트 농업 기술을 ODA로 제공한다. 예컨대 온실 내부 적외선 방출 '방사조절필름'이나 토양내 수분을 유지하는 '멀칭필름'등 이다. 대상 국가는 작년 카타르, 에티오피아 등 4개국에서 올해 파키스탄, 케냐 등 8개국가로 늘어났다.
낙농기술과 농기자재를 패키지로 한 실증단지도 조성한다. 올해 우즈베키스탄 실증단지에서 한국형 송아지가 출생해 착유할 때까지 생육 전 주기에 낙농기술을 적용하는 식이다. 사료섭취량이나 질병 강건성 등 데이터를 수집해 실증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우즈베키스탄 성과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카자흐스탄, 키르키즈, 몽골 등 중앙아시아 인접국으로 사업 추진도 검토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을 거점으로 삼아 중앙아시아 전역의 거대 낙농산업 전후방 수출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