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탄소 순환의 숨은 주역, 황 박테리아 역할 규명 나서

2025-03-09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해저의 유기물을 분해하며 탄소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독일 올덴부르크 대학교의 라스 뵐브란트 박사와 랄프 라부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 특히 ‘데술포박테리아과(Desulfobacteraceae)’가 해양 탄소 순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게재했다.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는 산소가 없는 해저 환경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주요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데술포박테리아과 박테리아가 에너지 대사 구조를 공유하면서도, 균주별로 추가적인 분자 모듈을 갖춰 다양한 유기물을 분해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라부스 교수는 “이 박테리아들은 열역학적 한계에서 생존하며, 해저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안과 대륙붕 지역에서는 해저 유기물 분해의 50% 이상이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해저에서 이 박테리아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북극에서 남극까지 모든 해양 환경에 존재하며, 저산소 또는 무산소 환경에서 특히 활발히 활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진은 서로 다른 6가지 데술포박테리아과 균주를 배양해 대사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은 단순한 발효 산물부터 분해가 어려운 방향족 화합물까지 총 35가지 유기물을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사한 분자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라부스 교수는 “단일한 주요 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균주가 축구팀처럼 협력하며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뮌헨 공과대학교의 마이클 슐로터 박사도 연구에 참여해, 해저 퇴적물 샘플에서 박테리아의 유전자 흔적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여러 해양 환경에서 동일한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해양 탄소 분해 과정에서 데술포박테리아과가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올덴부르크 대학교의 마이클 윙클호퍼 박사는 “해양의 산소 농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탄소 분해 과정에서 혐기성 미생물의 역할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탄소 순환 과정에서 황산염 환원 박테리아의 기여를 조명하며, 기후 변화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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