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시장 확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동안 동남아 및 중남미 등 남반구 지역에 '스카이셀플루' 75만 도즈(1도즈=1회 접종량)를 출하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태국을 시작으로 남반구 시장에 독감백신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수출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백신 생산시설의 연중 가동이 가능해지면서 제조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된 세계 최초의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 독감백신으로, 임상을 통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기존 유정란 방식보다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낮아 유행 바이러스와의 일치율이 높고, 생산 기간이 짧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체 개발 백신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 중남미 지역의 여러 국가와 '스카이셀플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독감백신 시장 규모는 2023년 70억 달러(약 10조 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는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입원 환자가 증가하면서 백신 수요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의 중남미 및 동남아 지역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의 아시아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WHO PQ 인증을 획득한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는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 효과를 제공하는 단백접합백신으로, 발병률이 높은 아프리카 및 남아시아 시장을 공략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유연하게 적용하도록 세부 지침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제조소에서 동일 공정으로 생산되는 수출용 백신은 내수용 백신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이에 따라 '스카이셀플루'의 국가출하승인 기간이 단축되면서 남미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이 더욱 원활해졌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백신들이 WHO PQ 인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해외 시장 개척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고,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인류 보건 증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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