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젠 '기술이전' 추진··· 펩타이드 앞세워 미래 성장 모색

2025-03-12

생명공학 기업 케어젠이 다양한 펩타이드 물질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케어젠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주 총회 소집 결의 공시를 통해 사업 목적에 기술이전을 추가한다. 주주 총회 날짜는 오는 25일로, 사업 목적 추가 이유로는 "각종 펩타이드 관련 기술이전 사업 추진"이라고 설명했다.

케어젠은 펩타이드 연구개발 전문 기업으로 주로 기능성화장품, 의료기기 분야에서 피부전달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과 제약 등으로 그 응용분야를 확장했다.

케어젠은 지난해 한 차례도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지 않으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으나 올해 초 대규모 IR을 열며 활발한 움직임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케어젠은 신약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건기식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분기별 모멘텀을 약속했다.

이중 일부는 약속대로 실현되고 있다. 회사가 1분기 모멘텀으로 공언했던 근육 증가 기능성 펩타이드 원료 '마이오키'(Myoki)'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건강기능식품원료(NDI) 승인이 지난달 이루어지면서다. 이번 NDI 승인은 지난 2022년 합성 펩타이드로는 세계 최초로 미국 FDA NDI로 등록된 '디글루스테롤'(건강기능식품 '프로지스테롤' 원료) 이후 3년 만의 추가 NDI 승인이다. 같은 달 오만에서는 공식 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마이오키는 근감소증(Sarcopenia) 예방과 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그 가능성을 입증한 펩타이드 물질로,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인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의 기능을 저해해 근육 생성을 촉진하고 근육 퇴화를 지연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은 MSD, 노바티스, 사노피,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2007년부터 집중적으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현재 FDA에 승인된 약물이 없는 분야다. 케어젠은 내년부터 '마이오키'에 대한 의약품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이미 여러 글로벌 제약사의 협력 제안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젠은 오는 4분기에도 체중 조절 건기식 '코글루타이드'에 대한 추가 NDI를 신청할 계획이다. 올해 5~6월 인도 인체적용시험을 마무리하고 4분기 FDA NDI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코글루타이드까지 NDI 승인이 이루어질 경우 케어젠의 건기식 포트폴리오는 총 3개로 확장된다.

기존에 건기식으로 출시된 디글루스테롤에 대한 의약품 확장 시도도 계속된다. 케어젠은 지난해 이란 파트너사를 통해 실시한 디글루스테롤의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3개월간 대사 질환 환자 150명(디글루스테롤 시험군 75명, 위약 대조군 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56%의 환자가 유의적으로 지방간 질환의 중증도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연내 추가 2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상을 진행해 이란 임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품 출시도 빠르면 연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케어젠은 지난해 11월 인도 최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아쿰스(AKUMS)'와 9개 주요 핵심제품에 대한 포괄적인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는 코스메슈티컬 3종과 전문테라피 필러 3종을 포함해 프로지스테롤, 마이오키, 코글루타이드 등 건기식 3종이 모두 포함돼 있다.

노인성 습성 황반변성(AMD) 치료제 후보물질 'CG-P5'의 미국 임상 1상 결과는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AMD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올해 6월로 종료 날짜가 미뤄졌다.

IR에서 밝힌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에 따르면 본 임상은 ▲CG-P5 점안액 투여군 ▲위약(플라시보) 투여군, ▲양성대조군(아일리아 치료군)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CG-P5 투여군은 최대교정시력(BCVA)에서 평균 17글자(4줄) 향상, 중심망막두께(CRT)에서 평균 41.14μm 감소를 보였다. 이는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로, 기존 주사 치료제인 아일리아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케어젠은 이번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CG-P5의 건성 황반변성(Dry 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당뇨병성 망막병증(DR), 녹내장등의 안구질환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6월 임상 최종 보고서 수령 후 미국 FDA의 혁신 신약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신청할 계획이다.

케어젠 관계자는 "이번 임상 1상 중간 결과는 CG-P5가 기존 주사 치료제 아일리아나 루센티스 의 대체 치료 옵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번 중간 보고서는 전체 피험자의 약 53%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분석되었기에 최종보고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케어젠이 지난 IR을 통해 해외 다수의 전략적 파트너들과 임상시험 2상을 검토 중이며 각 국가별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다. 특히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빅파마와 기술이전을 추진할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 목적 기술이전 추가도 더 적극적인 기술수출 추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케어젠 관계자는 "CG-P5 이슈도 있지만 다른 펩타이드 물질 관련해서도 고객사나 다른 파트너사 관심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기술수출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업 목적을 추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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