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극우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수사 국면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강성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가운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나 자극적 발언을 유포하고 금전적 이익을 위해 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유튜브 통계사이트 플레이보드를 보면 극우 성향의 유튜브 방송을 하는 A채널은 지난주 슈퍼챗(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후원금) 수입으로 약 2800만원을 거둬들였다. 지난주 국내 유튜브 채널 중 가장 많은 슈퍼챗 수입액이었다. 이 채널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달 첫째 주와 그 다음 주에도 슈퍼챗으로만 3000만원을 웃도는 주간 수입을 거뒀다.
이런 유튜버들은 지난 4월 총선의 결과가 조작됐다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하거나 비상계엄 지지를 표명하는 등 활동으로 강성 여권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친윤 성향의 유튜버들이 ‘계엄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잘 때도 내 방송을 본다”고 주장한 B채널 운영자는 직전까지 90만명 수준에 머무르던 구독자 수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주 1만명 이상씩 늘어 현재 94만명을 웃돈다. 이 채널의 최근 한 달 추정 수익은 조회수 수익 9169만원, 광고수익 6457만원 등 1억5000만원에 달했다.
최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다가 하차한 이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보수 성향 유튜버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채널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129만명에서 전날 135만명으로 구독자 6만명이 늘었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고성국 시사평론가가 운영하는 채널은 해당 기간 7만명이 늘어 현재 구독자가 114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 어떻게 내란이 되고 어떻게 폭동이 되나”며 비상계엄에 찬성하는 입장을 냈던 인물들이다.
극우 유튜버의 영향력이 여권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 10일 김민전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동훈 대표에 대해 당내 징계를 요구하고 싶다’며 유튜버 C씨가 보내 온 텔레그램 메시지에 “알아보겠다”고 답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C씨는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자주 출연하는 인물이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마치 그것이 다수 의견인 것처럼 강하게 전파된다”면서 “일부의 극단적인 주장이라도 고립되거나 힘을 잃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