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청년군인에 '극단 선택' 부추긴 김정은..."시신도 남길 수 없는 자폭의 길"

2025-08-22

우크라전 참전 병력 '영웅'으로 띄우며

"생의 최후에 양심 떳떳한 선택" 찬양

'포로는 반역이라며 세뇌' 사실로 드러나

"빛나는 영생 맞이했다"며 불만 억눌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특수작전군 지휘관과 병사들을 향해 '극단적 선택'을 강요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참전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영웅칭호와 표창을 수여하는 행사가 열린 사실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한 북한군을 '영웅적 위훈자'로 지칭한 뒤 "생의 최후와 직면한 시각에조차 자기의 의무에 충실하고 양심에 떳떳한 선택을 할 줄 아는 도덕성도 하나같이 훌륭했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김정은은 "시신도 남길 수 없는 자폭의 길을 서슴없이 택했다"며 "멋쟁이들인 우리 군관들이 앞다투어 몸을 내대고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같은 공개언급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 병력에 "포로가 되는 건 수령을 배신하는 길"이라고 세뇌시켜 자폭을 강조하고 있다는 북한군 포로의 증언이 사실임을 김정은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초 기준으로 700명의 전사자를 포함해 4000명의 전사상자를 냈다는 게 국가정보원의 판단인데, 우크라이나군에 잡힌 포로는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4000여명이 죽거나 부상당하는 격렬한 전투에서 포로가 2명뿐이라는 건 대부분 자폭을 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10대에서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북한군이 이런 극한적 상황에 처해있다는 정황이 김정은의 입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빛나는 최후의 시각들에 가장 영광스러운 영생을 맞이했다"며 이른바 '영생론'까지 꺼냈다.

북한은 육신의 생명보다 사회·정치적 생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수령을 위한 희생을 통해 비록 목숨을 잃는다해도 정치적 생명을 빛내가며 영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다.

북한은 표창수여식에서 영웅칭호 등을 받은 북한군 101명의 사진과 이름을 새긴 이른바 '추모의 벽'을 처음 공개하는 등 전사상자에 대한 찬양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또 유가족을 행사장에 불러 위로하는 등의 모습을 관영 선전매체로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전 병력파견과 대규모 전사자 발생에 따른 주민 반발과 불만을 누그러트리기 위한 선전‧선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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