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추가적인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실시할 수 있다고 중국 증권사들이 전망했다.
3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신증권은 “2025년은 2020·2022·2023년과 비슷하게 섣달 그믐(음력 마지막 날)이 1월에 있고, 유동성이 과세기간과 춘제(중국의 설) 현금 인출 수요 중첩에 직면해 있다”며 “단계적으로 금리가 소폭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과거 춘제 전후 중앙은행(중국인민은행)의 운영 모델을 참고하면 춘제 전에 지준율을 낮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며 “지준율을 인하하지 않더라도 현재 중앙은행의 풍부한 유동성 관리 도구와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하면 역환매조건부채권과 국채 매입 등 여러 도구를 통해 자금 변동성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궈하이증권은 “춘제 이후 자금 공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달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지준율이 0.5% 낮아지면 장기 자금 1조위안(약 200조원)가량이 풀려 은행 간 자금 결손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상증권 역시 “1월 춘제에는 세금 납부와 정부채권 발행, 춘제 현금 인출 등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중앙은행이 당월 혹은 직전 연도 12월에 지준율을 인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지난달 12일 열린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재정 적자율 인상과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증대 등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지준율·금리 인하 등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올해 경제정책 방향으로 설정한 바 있다. 당국의 연이은 부양책 발표에도 부동산시장과 내수 침체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고 곧 출범하는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강한 대(對)중국 무역 공세를 예고하는 등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부정적 요인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중국은 사실상 중앙은행의 결정만 있으면 되는 지준율 인하 카드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인민은행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2022년 4·12월, 2023년 3·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각각 낮췄다. 이어 지난해 춘제 연휴를 앞둔 2월5일 0.5%포인트 더 인하했고,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둔 9월27일 0.5%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9월 지준율 조정으로 중국 시중은행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6.6% 수준이 됐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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