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4 공정거래 분야 리그테이블

2024-12-12

'대기업 대리' 대형 로펌 vs '공정위 대리' 중견 로펌

공정거래

올 공정거래 시장에선 EU DMA 입법에서 촉발된 플랫폼 규제가 큰 이슈가 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초 플랫폼법 입법을 추진하는 한편 (i)중국 쇼핑플랫폼 열풍에 따른 알리, 테무 등 C-Commerce 현장조사, (ii)시장지배적 배달 플랫폼, 패션 플랫폼의 갑질 혐의 현장조사, (iii)구글, 쿠팡의 무료 서비스 제공(끼워팔기) 관련 심사보고서 발송과 현장조사 등 플랫폼을 상대로 활발한 조사를 진행했다. 과징금 측면에서도 (i)쿠팡의 알고리즘 조작 사건(1,600억원대), (ii)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 정보요구 · 콜차단 사건(700억원대) 등 대형 사건이 플랫폼 사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최근 플랫폼법 입법을 중단하는 대신 플랫폼 규제에 관한 사항을 공정거래법에 포함시키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대규모유통업법 규제 대상으로 편입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규제 집중

공정위는 또 전자상거래법 사상 최다 과징금이 부과된 넥슨 확률조작 사건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처분 수위가 낮았던 전자상거래법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고, (i)넥슨 사례를 참고해 다수의 게임업체(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여 신사업에 대한 규제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ii)중도해지에 관한 사항 미고지 등 다크패턴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전통적인 공정거래법 분야에선, (i)내부거래/부당지원에서는 2023년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조사가 활발했던 것과 달리, 2024년 상반기 대규모기업집단 D그룹에 대한 동시다발적 현장조사가 이루어져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ii)담합 측면에서는 음료, 제당, 극장 등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한 조사가 다수 진행되었다. (이상 법무법인 화우 공정거래그룹 분석)

공정거래 1세대 변호사인 윤호일 변호사까지 계보가 이어지는 법무법인 화우 공정거래그룹은 현대제철을 대리한 담합 형사사건에서 단순 정보교환과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담합을 구분하는 판례 법리를 면밀히 분석해 일부 기간에 대해서는 무죄를,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면소 판결을 이끌어내고,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을 대리한 부당지원 · 사익편취 처분 관련 행정소송에서 복수의 처분 사유 중 (i)계약금 비중이 상당한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후 해지, (ii)겸직 대표이사의 급여 대지급에 관해 취소판결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올 6월 21일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른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과 관련, 현대차그룹, LG그룹, 태광그룹, KT 등에 (i)연간 계획 수립, (ii)세부 프로그램 수행, (iii)실적보고서, (iv)현장평가 등에 대해 자문하는 등 다양한 공정거래 이슈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개정법에 따르면,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AA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공정위 부과 과징금의 10%(AA)~15%(AAA)를 감면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2002년 이래 줄곧 경쟁법 전문지 Global Competition Review(GCR)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공정거래 전문 로펌'이자 2023년까지 22년 연속 공정거래 분야 최고의 '엘리트 로펌'에 이름을 올린 공정거래 자문의 명가 중 한 곳이다.

율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승인받아

국내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와 음악기획 · 제작, 음원 유통, 음원스트리밍(멜론), 웹툰 · 웹소설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유수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인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약 40%를 공개매수의 방식에 의하여 취득한 건과 관련하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해 한국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결정 및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의 단순승인 결정을 받아낸 것이 율촌이 올해 수행한 대표적인 업무사례로 소개된다. 행정소송 승소사례로는 한국-동남아 항로에서의 국내외 컨테이너 선사 해상운임 담합사건과 관련, 세계 7위의 대만 선사 에버그린마린을 대리해 올 3월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 모두를 취소 받으며 전부 승소한 사례가 있다.

법무법인 세종 공정거래그룹도 미국 최대 보험사인 처브(Chubb) 그룹의 시그나(Cigna) 그룹 인수 거래와 관련한 국내 기업결합신고에서 무조건 승인을 받아내고,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에 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 조사에서 해당 업체를 대리해 무혐의 및 심사절차종료 결과를 이끌어내는 등 굵직한 사건에서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은 휴대폰 미납가산금 담합사건에서도 유일한 증거가 리니언시 업체 관계자의 추측성 진술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적극 소명하여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전담인력만 70명 넘게 포진한 세종 공정거래그룹은 지속적으로 전문인력을 충원, 지난해 서울고등법원 공정거래전담부 고법판사를 역임한 강문경 변호사와, 권순열 변호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역임한 김민형 변호사가 합류한 데 이어 올해에는 공정위 상임위원 출신의 신영호 고문을 영입했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부당한 공동행위, 부당한 지원행위, 기업결합 등 분야별로 수많은 업무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태평양, 호반그룹 부당지원행위 사건 대리

태평양은 통신3사가 번호이동 건수의 순증감을 공동으로 조정하는 담합을 하였다는 혐의로 심사보고서가 상정된 통신분야 담합 사건에 조사 단계부터 대응해 담합이 성립할 수 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으며, 호반그룹의 부당지원행위 사건에선 호반건설 및 그 계열회사를 대리하여 심사보고서상 예상된 제재에 비하여 수준을 낮추었다.

태평양은 또 올리브영의 불공정거래행위 혐의 관련 공정위 조사에 대응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받아내고, 네이버가 동영상 검색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관련 중요 정보를 내부에만 차별적으로 제공한 행위와 네이버TV 테마관 입점 영상에 가점을 부여한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한 공정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수행, 서울고법에서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정보 제공만으로는 부족하고 차별적 의사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네이버가 해당 정보를 이용해 고객을 오인시킬 만한 구체적인 후속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차별적 정보제공행위 관련 판단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아낸 데 이어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을 수행 중에 있다.

공정위가 제재 처분을 한 카카오T의 '콜 몰아주기' 및 '타 가맹택시에 대한 호출 제한'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를 변호하고 있는 태평양은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영향력 증가로 인하여 공정위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공정위가 당분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함께 경제적 약자 및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하여 하도급 · 가맹 · 유통 · 대리점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법 위반행위 감시와 시정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음, 창현 등 공정위 대리 활약

대형 로펌들이 경쟁법 집행의 1차 대상인 국내외 대기업들을 나눠 대리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 대리 로펌'엔 법무법인 지음, 서울, 고앤파트너스, 창현, 봄 등 중견 로펌들이 이름을 올리며 또 하나의 리그테이블이 형성되고 있다. 이들 '공정위 대리 로펌'들은 공정위 제재처분을 받은 대기업들이 제기하는 서울고법 행정소송 등에서 공정위를 대리해 방어하며, 공정위 신고 대리 등의 사건에서 중견, 중소기업을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 부장판사 출신의 윤성원 변호사와 이홍재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김지홍 변호사 등으로 라인업이 형성된 법무법인 지평도 큰 사건에서 공정위를 대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최근엔 기업 대리 사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평은 율촌과 함께 카카오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를 대리하여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에서 이해관계인인 한화엔진을 대리하여 공정위로부터 선박용 엔진의 핵심부품인 크랭크샤프트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도록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 등의 시정조치를 이끌어냈다.

또 담합 혐의로 기소된 국내 최대 철강기업의 전 대표이사를 변호하여 기소된 피고인 중 가장 경한 형인 벌금형을 선고받아 그대로 확정되게 했으며, 국내 최대 종합식품 프랜차이즈 기업인 SPC그룹이 주식회사 삼립을 부당하게 지원하기 위해 통행세 거래를 하였다는 이유로 64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사건에서, 삼립의 거래상 실질적 역할이 인정되고 정상가격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아 과징금 전체 취소판결을 이끌어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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