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통상 압박에 美 대사관 달려간 與 의원들…“미국은 깡패”

2025-07-30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통상 압력을 중단하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이틀 앞둔 30일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선 ‘미국 정부의 농축산물 수입 확대 요구’를 규탄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축산물 수입 확대 반대”, “협상 대상에서 식량 안보 제외”를 요구했다. 같은 날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위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미국에 급파했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인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통상 협상이라는 빌미로 쌀이든 소고기든 사과든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전략적인 판단을 운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농업은 쥐어짜야 하는 마른 수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에게 더이상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라며 “미국의 통상 요구는 우리의 식량주권 뿐만 아니라 농민의 생존권, 국민의 건강권을 현저히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쌀 수입과 30개월령 소고기 시장 개방 등 농축산물은 미국과의 통상협상 테이블에 오른 주요 품목 중 하나다. 당초 정부는 농축산물 개방을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했지만, 최근 “가능한 국내 (농축산물) 산업 보호를 위해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겠다”(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지금도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에서 (농축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런 대한민국에 대해서 아직도 농수산물 수입을 확대하라고 하는 건 깡패지 무엇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정부에 경고한다. 30년 이상 농산물 수출 확대해왔다. 이제 더이상 농산물을 양보해선 안 된다”고 했다.

문대림 민주당 의원도 “일방적인 트럼프 정부의 폭력적 통상 압력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인 농촌의 지속가능성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은 결사항전할 것이다.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다”이라고 했다.

이날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미 대사관 측에 직접 항의서한 전달을 시도했으나, 서한 전달 방식에 대한 미 대사관 측 반발로 우편과 이메일을 통해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농축산물 수입 확대가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권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농해수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대상이었던 그 소고기”라며 “통상 협상 이전에 검역 등 사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이 지역구인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해서든 농축산물 수입 개방을 막아야 하니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우려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쓰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회 농해수위 관계자는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는 햄버거 패티 등 가공육 형태로 수입되는데, 미국에서 가공이 이뤄진 후 수입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공 과정에서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 측은 농림부를 통해 통상교섭본부 측으로도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의 강한 반발을 두고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정부가 협상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당이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 전체가 움직일 순 없으나, 상임위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하는 건 불가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로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