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기습 비상계엄선포를 조롱하는 풍자물이 온라인에 쏟아졌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44년전 신군부의 비상계엄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패러디다. SNS X(구 엑스)에는 한 누리꾼이 ‘서울의 봄’ 속 주인공 전두광(황정민)의 얼굴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뒤 ‘서울의 겨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또 윤대통령이 평소 음주를 즐긴다는 점을 비꼬아 ‘취했나 봄’이라는 제목을 적은 포스터도 나왔다. 일각에선 “술 김에 계엄령을 내렸다”는 유머도 돌았다. 이번 비상계엄의 이유에 대해 대중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 누리꾼은 1979년 쿠데타를 일으켰던 고 전두환 대통령이 생전에 창밖을 내다보는 사진과 함께 “아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라는 문구를 넣어 웃음을 유발했다.
또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에는 박 전 대통령이 “나도 생각만 했어. 이 미치광이야” “저기가 서울구치소에요” 등의 대사를 적은 풍자물도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전 2017넌 국군기무사령부가 비밀리에 ‘계엄 문건’을 만들었지만 실제 실행은 하지 못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또 SNS에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해 계엄령을 내렸다며 “사랑 때문에 ‘계엄’까지 해봤다”등의 문구도 떠다니는 중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풍자물이 생산되고 있고, 파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자유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계엄군이 시민과 대치하며 국회로 무력 진입을 시도했으나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모여 190명 전원 참석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시켰고,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인 4일 오전 4시 27분쯤 계엄을 해제했다. 우리나라에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이뤄진 1979년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