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머렐라 이주민 변호사는 누구?

2025-03-15

공군 통역장교 마치고 하버드 로스쿨 진학

이주민 변호사는 한국에서 자라 대원외고까지 졸업한 토종 한국인이다. 부친의 미국 유학 시절 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으로 취득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공군 통역장교로 자원 입대하여 군복무를 마친 한국 공군장교 출신이다.

이 변호사는 "소송변호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배심원이나 판사 앞에서 떨지 않고 의뢰인을 위해 직접 변론하는 것인데, 공군 통역장교로 근무하며 군의 높은 분들을 수행해 통역한 경험이 재판변호사로 성장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고 통역장교로 근무하던 시절을 회고했다. 하버드 로스쿨 진학도 공군장교 근무를 마칠 때쯤 결정했다고 한다.

하버드 학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그는 여름방학을 이용한 서머인턴도 콜럼비아 연방지방법원의 James E. Boasberg 판사의 사법인턴(judicial intern)으로 근무하는 등 로스쿨 시절부터 분쟁을 해결하는 송무변호사를 지향했다.

2016년 5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대형 로펌에 입사한 이 변호사는 2년 후 LA의 버드 머렐라(Bird Marella)로 옮겨 본격적인 재판변호사로서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재판 전의 절차인 데포지션(deposition), 재판, 중재 등에서 수십명의 증인을 심문하고, 수석변호사(first chair)로서 재판을 이끄는 등 이미 베테랑급의 경험을 갖추고 있는 그는 특히 상대측 증인의 논리적 허점을 저격수와 같이 잡아내는 반대심문(cross-examination)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의료업체 대리해 2,400억 배상 판결 받아

이 변호사는 유명 한국 가요의 작곡가 아들이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니뮤직, NHN벅스 등 한국의 여러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버드 머렐라의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피고 기업들을 대리해 소송 초기 원고의 소를 각하(motion to dismiss)하는 판결을 받아낸 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으며, 지난해 11월엔 서울에도 사무소가 있었던 한국계 미국인이 운영해온 의류업체를 대리해 미국의 다단계 유통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두 달이 더 걸린 변론 끝에 1억 6,400만 달러(한국돈 약 2,400억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대승을 거두었다.

이 변호사가 수행한 사건 중엔 한국의 유명 전자회사를 대리해 특허괴물이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을 막아낸 케이스도 있다. 책임(liability) 여부를 먼저 결정하는 이전 소송에선 책임이 인정되었으나, 배상액을 다투는 소송에서 배상액을 '0'으로 만들어 완벽히 방어한 의미 있는 사례다.

코로나19 때 340명 조기 석방 기여

이주민 변호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과밀 수용으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던 캘리포니아 연방교도소 수용자들을 무료 변론하여 연방법원으로부터 처우 개선 및 일부 석방 조치를 포함한 가처분을 통해 죄질이 가벼운 340명이 조기 석방되게 하는 데 기여하고, 2019년 2월 주스페인 북한대사관 관계자의 탈북을 돕기 위해 북한대사관에 진입했다가 미국에서 체포되어 스페인 정부로부터 송환 요청을 받은 북한 인권운동가인 크리스토퍼 안을 6년간 무료 변론하는 등 공익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저는 한국계 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예요. 미국 로펌 소속으로 미국 현지에서 미국 소송을 수행하면서 한국기업들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이 변호사는 "소송변호사로서의 커리어를 계속 발전시켜 한국기업에겐 '원정 경기'같은 미국 소송을 '홈 경기'로 만들어드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우리 국민이나 기업이 외국인, 외국 회사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주장해야 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거듭 한국인 미국변호사로서의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