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며 ‘뉴 비전(New Vision)’을 제시했다.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내면 단순 합산 매출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5년을 앞둔 현재 GS리테일은 그 성패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에 FETV는 GS리테일의 새로운 비전, 그 좌표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GS리테일은 2025년에 25조원 취급고(거래액)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에 따른 성패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까지의 매출증가율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뤄내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이 새로 도출될지가 관건이다.
2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21년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며 5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해 2025년 취급고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커머스 강화에 2700억원, IT·물류 인프라 구축에 5700억원, 신사업에 1800억원 등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차별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싱글사이온(SSO: 한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서비스 이용), GS페이 등 간편 결제 시스템 구축, 식품 관련 신사업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하고 6개 물류센터 신축, IT 인프라 구축으로 물류망을 확대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1만5000여개에 달하는 소매점과 우리동네딜리버리, 부릉 연계 배송, 새벽배송, 박스25, 반값택배, 수퍼 배송 등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핵심이었다. 2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물류망’에 승부수를 둔 모습이다.
GS홈쇼핑 흡수합병 이후 GS리테일은 각 부문의 2025년 취급고 목표도 제시했다. 편의점 11.4조원, 홈쇼핑 4.9조원, 수퍼 1.6조원, 디지털커머스 5.8조원, 기타 1.3조원이다. 비율로 보면 편의점의 취급고가 가장 높지만 디지털커머스에서 급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기 이전 2020년 기준 각 법인의 취급고는 15조원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5년 동안 67%의 성장을 이뤄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평균 매출증가율로 계산하면 5년 간 매년 13% 신장시켜야 가능한 수치다.
GS홈쇼핑을 합병 하기 이전 매출을 보면 GS리테일은 2020년 연결기준 8조86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홈쇼핑의 매출은 1조2457억원이다. 거래액은 상품 판매에 따른 총매출, 회계기준 상 매출은 특정매입원가 등을 제외한 순매출을 의미한다.
여기에 증가율을 매출에 도입하면 GS리테일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진단해볼 수 있다. 목표 증가율을 매출에 단순 적용하면 2021년 11조4220억원, 2022년 12조9069억원, 2023년 14조5848억원, 2024년 16조4808억원, 2025년 18조6233억원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사업보고서 상 GS리테일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9조76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7월 1일에 GS홈쇼핑을 흡수합병을 한 만큼 연간 매출에 홈쇼핑의 상반기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022년에도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GS리테일의 매출은 2022년 11조2264억원, 2023년 11조6125억원을 기록하면서 목표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조6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매출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점차 비전 실현과 거리가 멀어졌다.
증권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2024년 11조6791억원, 2025년 12조2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증가율로 보면 2020년 대비 2025년에 67% 성장해야 하지만 증권업계의 전망으로는 20.9%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실적 등을 고려해 GS그룹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GS리테일 대표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한 정기인사에 따르면 GS리테일 대표로 기존 오너 3세인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를 하고 오너 4세인 허서홍 부사장을 선임했다.
허 부사장은 삼정KPMG 기업금융부 애널리스크 출신으로 2005년 GS홈쇼핑 신사업팀 대리로 입사해 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수행했다. 이때에 보톡스 기업 휴젤을 인수해 바이오 분야로 GS그룹 사업을 확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말 GS리테일 경영전략SU(서비스유닛)을 맡아 전략·재무·신사업 등 전반을 총괄했다. 허 부사장을 중심으로 GS리테일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2025년 목표한 취급고 25조원 달성 성패 기로에 GS리테일이 서 있는 형국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온라인 커머스 환경의 급변으로 디지털커머스BU 조직을 정리하면서 2025년 취급고 25조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경영환경 변화와 이로 인한 내수 둔화 등에 대응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에 힘쓰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