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합병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온 미쓰비시자동차가 당분간 합병 절차 참여를 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4일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혼다와 닛산은 올해 6월을 목표로 합병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이후 2026년 8월 지주사를 설립, 지주사 아래 혼다와 닛산 브랜드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쓰비시자동차는 경영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채 양사와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닛산은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27%를 보유한 최대 주주여서 그간 미쓰비시도 양사 합병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미쓰비시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미국 시장에 강한 혼다·닛산과 통합시 보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과거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갤로퍼의 모델이 된 '파제로'와 고성능 스포츠 세단 '랜서' 등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차츰 밀린데다, 2016년 연비 데이터 인증 과정에서의 부정 문제가 발각돼 위기를 겪었다.
당시 닛산을 이끌던 카를로스 곤 전 사장이 어려움에 처한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해 닛산이 미쓰비시자동차의 최대 주주가 됐다.
혼다와 닛산이 지난해 12월 합병 추진을 공식 발표했을 때 미쓰비시는 1월 말까지 합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쓰비시가 보류 방침을 밝힌 것은 양사와 비교해 규모가 작아 합병에 참여할 경우 자사의 독자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쓰비시는 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유연하게 경영 판단을 할 수 있는 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토 다카오(加藤隆雄)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반드시 경영통합을 하는 것은 아니고 선택지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약 20%를 보유한 미쓰비시상사 등 주주도 경영 재건 중인 닛산의 구조 조정 실효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합병 참가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는 양사와 경영 통합을 서두르지 않아도 혼다나 닛산과 차량 상호공급이나 기술제휴는 가능하다고 보고 통합 외 다른 형태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쓰비시를 제외해도 혼다와 닛산의 2023년 세계 신차 판매량은 총 735만대로 현대차그룹(730만대)을 제치고 세계 3위의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