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성 무상 지원 정책 뜻해
‘가장 가난한 주’로 꼽는 비하르주
접전 예측 뒤집고 모디 연합 ‘압승’
BBC “여성 1인당 1만루피 공약 영향”
선심성 정책 경쟁 과열에 “부채 위험”

최근 인도 지방선거에서 선심성 공약 경쟁이 잇달아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BC는 1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최근 집권 인도국민당(BJP) 연합이 인도 동부 비하르 주의회 선거에서 접전 예측을 뒤집고 압승을 거둔 배경으로 여성 유권자 대상 1만루피(약 17만원) 지급 공약에 주목했다.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주’로 꼽히는 비하르주에서 올해 여성 투표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남성을 뛰어넘었다.
BJP는 지난해 마하라슈트라주 선거에서도 여성 유권자 대상 현금성 공약을 내세워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66.05%) 속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들이 여성 유권자에 주목한 이유는 오랜 기간 투표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인도에서 여성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선거 승리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BBC는 최근 인도에서 선심성 공약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진다고 봤다.
현금 지금과 같은 지원 방식은 인도의 오랜 ‘레브디 문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레브디는 인도의 전통 사탕 이름으로 정부의 포퓰리즘성 무상지원 정책을 뜻하기도 한다. 타밀나두주의 드라비다 진보당이 한때 모든 가정에 무료 컬러 TV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과거 레브디 문화를 “달콤한 과자를 함부로 나누는 행위”에 비유하며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선심성 공약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하르주는 주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가진 상태였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 GDP의 약 4% 규모에 달하는 현금성 지원책을 발표했다. 앞서 마하라슈트라주에서도 현금성 공약으로 재정적자가 0.4%포인트 증가하자, 주정부는 일부 공약을 철회한 바 있다. 인도 증권사인 엠카이 글로벌은 이런 현상을 두고 “선심성 정책의 늪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이러한 관행이 재정 건전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은 ‘2024~2025년 주정부 재정보고서’에서 선심성 정책이 주 부채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농가 대출 탕감, 무료·저가 전력·교통·가스 지원, 농민·청년·여성 대상 현금 지급 등 구체적 위험 정책을 명시했다.
다만 현금성 공약이 선거에서 효과를 보이는 만큼 이러한 관행이 당장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엠카이 글로벌은 “이번 비하르주 선거 결과는 지난 2년간 주 전역을 휩쓴 선심성 정책 경쟁을 더욱 강화하는 신호”라며 “내년 타밀나두·케랄라·서벵골 등 주요 주선거를 앞두고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