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국 '기술기업' 둔갑 막는다…AI 평가도 활용

2024-06-30

앞으로 은행권이 입맛대로 기술신용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가 개선된다. 은행이 기술금융 실적을 높이려고 일반 소매점을 기술기업으로 분류하는 '꼼수'를 할 수 없다. 우수 기술기업에 대출을 내줄 때는 기술등급별로 어느 정도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지도 밝혀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술금융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를 오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4월 기술금융 대상부터 기술신용평가 결과에 대한 사후평가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관련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5대 추진과제 및 10대 세부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후속 조치는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및 3대 평가 매뉴얼(▲기술신용평가 ▲품질심사평가 ▲테크평가) 개정 작업을 완료했다.

우선 기술신용평가 제도를 강화했다. 은행이 일반 병·의원 및 소매업 등과 같은 비(非)기술기업에 대해 기술금융을 의뢰하지 못하도록 기술금융 대상을 정비하고, 기술신용평가 시 현지 조사와 세부 평가 의견 작성을 의무화해 관련 평가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은행에서 기술신용평가 의뢰 시 은행 본점에서 지점에 임의 배정토록 해 평가사에 대한 은행 지점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관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기술신용평가 등급별 정량점수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등급판정 가이드를 제공한다. 평가자가 기술금융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업무규범도 추가한다.

또한 품질심사평가 판정기준을 모두 점수화(정량)하는 등 품질심사 기준을 강화한다. 품질심사평가 결과 우수 평가사에는 정책사업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미흡 평가사의 경우 평가사가 평가한 대출잔액을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대출잔액 실적에서 제외한다.

평가사 자체적으로 평가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유인을 강화한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재심의 요구권을 신설하고, 기존 3단계로 분류됐던 평가 결과를 5단계로 세분화한다.

기술금융 본연의 취지가 강화되도록 테크평가 제도도 손질했다. 테크평가 지표에 은행의 기술금융 우대금리 제공 정도를 신규로 추가(16점)하고 기술금융의 신용대출 배점을 20점에서 24점으로 확대하는 등 담보·매출이 부족해도 기술력을 보유하면 대출한도나 금리에서 우대받을 수 있게 한다.

우대금리 지표 추가 등에 따른 변화를 반영해 기존 테크평가 지표 배점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정성평가 배점도 확대한다.

이번 개선사항은 연구용역 및 전산 구축이 필요한 사항을 제외하고 모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은행 및 평가사에 대한 품질심사평가는 올해 하반기 실적에 대해 내년 상반기 평가부터 적용하며, 은행에 대한 테크평가는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해 내년 상반기 평가부터 적용한다.

내달 1일부터 시행이 제외되는 부문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기술 신용평가에서 연구용역 중인 AI 평가 등급 가이드는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된다. 테크평가에서는 전산 구축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우대금리는 내년 9월 이후 실적부터 평가한다.

금융위는 "이번 시행으로 기술금융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기술평가와 신용평가가 결합된 통합여신 모형 구축에 필요한 양질의 기술 신용 데이터가 축적되는 등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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