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턱관절협회 기획 임상 연재 시리즈 ⑩
황진혁 회장(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구강악안면외과)
㈔대한턱관절협회(이하 협회)는 창립 이후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 턱관절 질환 분야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덴탈아리랑은 협회와 함께 개원가를 위한 턱관절 관련 기획 임상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잘 씹는다는 것은 인지 기능과 치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대한민국의 고령화율은 지난 10년간 매년 4.4%의 증가로 OECD 국가의 평균증가율 2.6%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하여 고령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치과의사로서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진다는 것도 현실일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인지 장애와 치매이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저작 기능과 인지 기능 간의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하며, 불량한 저작 환경이 치매 발병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부분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인지 기능에 있어서 저작의 생리학적 중요성
저작 기능은 단순한 식사 행위를 넘어 신경계의 건강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씹는 과정은 턱뼈, 저작근과 치아,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교합 구조의 복합적 작용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육의 활동과 기계적 자극은 뇌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해마를 자극하여 기억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뉴런을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진다. 뇌혈류의 증가는 뇌 세포 활동을 촉진하고 기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산소를 공급하게 되고 신경세포의 활성화로 인한 대뇌 기능유지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작 능력이 저하되면 뇌의 혈류 및 신경 활성도가 감소하여 인지 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작 활동은 충분한 영양 섭취를 통해 뇌 기능을 지원하는 비타민 B 뿐만 아니라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D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저작근의 움직임은 도파민, 세로토닌, 아세틸콜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수준에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시합 시 껌을 씹는 것처럼 저작행위는 집중력을 높이고 긴장을 풀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뇌의 세로토닌 시스템을 자극함으로써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우울증 및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다.
올바른 씹기 훈련을 통한 인지 장애와 치매의 예방
저작 기능의 회복 및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상실된 치아를 회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교합관계를 통한 저작근의 활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식사 시 적절한 힘으로 30번을 씹고 식사시간은 20분 이상의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저작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노화에 의한 근무력증이나 근감소증의 경우에는 교합력의 증가를 위해 등장성 운동과 등척성 운동 (isotonic and isometric exercises)을 포함하는 저작근의 훈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저작습관과 훈련은 씹는 횟수와 정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치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얻어질 것이다<그림 1>.
이를 통해 소화장애를 줄이고 영양 흡수에 도움이 줄 수 있으며 식사시 충분한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하지 않아 대사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통해 기억력과 인지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씹으면 비정상적 하중(overloading)으로 인해 안면부 통증을 비롯하여 턱관절증, 관절염과 같은 턱관절 질환과 치아 파절, 보철물 및 치과 임플란트의 파절 등 여러가지 치과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식사 시 적절한 힘으로 씹는 것도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그림 2>.
저작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적 접근
저작 기능과 인지 기능 사이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인지장애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과 구강 보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및 저작근 훈련 프로그램, 영양 교육,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목적에 맞는 다양한 시니어 케어시설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상실된 치아의 회복을 위한 치과치료 장려
•올바른 씹기 습관을 위한 교육 및 관리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한 위생 교육
에 관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제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