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맥 찾아라”… 국회·기업 ‘발등에 불’ [2025 신년특집-닻 오르는 트럼프 2기]

2024-12-31

탄핵 사태로 주요 외교행사 빨간불

여야 의원들 소통채널 가동도 한계

재계가 밀착 대응에 앞장 ‘줄 대기’

한국 정부와 국회, 기업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밀착 대응을 준비해왔다. 다만 갑작스럽게 터진 계엄과 탄핵 사태로 정부 차원의 소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탄핵정국에도 주미한국대사관은 현 조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들을 계속 접촉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가 긴밀한 로비 회사도 고용했다.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신행정부 인사들과 더욱 접촉면을 늘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의 탄핵 일정으로 정상 외교 등 주요 외교 행사는 연기를 피할 수 없으며, 이후 연계돼 진행될 실무급 접촉도 미뤄질 전망이다.

국회 차원에서의 교류는 앞서 11월 말 여야 의원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 의회 의원들을 만나 진행된 바 있으며 향후 각 당의 소통채널을 통해 계속될 예정이다. 다만 탄핵 정국으로 국회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트럼프 2기 대비가 최우선 과제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기업들은 밀착 대응에 나서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쪽이 기업이다.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는 탄핵 정국에도 4대 기업에서 모두 참여해 미국 정·관·재계와 접촉하고, 트럼프 2기의 통상 변화를 대비하는 동시에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등은 워싱턴 중심가에 개설한 현지사무소를 강화해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들과 관계를 넓히고, 관련 로비회사를 고용하고 있다. 한 예로 포스코는 워싱턴의 정치 및 전략 컨설팅사인 ‘아메리칸 글로벌 스트래티지스(AGS)’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AGS는 트럼프 1기 핵심 참모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산더 그레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이 설립했으며 트럼프 1기에서 북핵 협상 실무자로 활약했던 앨리슨 후커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이 부회장으로 있다.

현대차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호세 무뇨스를 내정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이 없지 않다. 무뇨스 신임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현대차 북미 활동을 총괄했다. SK그룹은 올 초 미국에 세운 대외협력법인 ‘SK아메리카스’의 부사장으로 전 미 상원 재정위원회 국제무역 고문이자 미 무역대표부(USTR) 부비서실장을 지낸 통상전문가 폴 딜레이니를 지난 7월 영입했는데, 보편 관세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USTR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워싱턴사무소를 트럼프 1기 정부 때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 소장 단독 운영체제로 재편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영입해 북미 지역 대외업무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미 정계와 국방부에 인맥이 넓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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