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산맥의 빙하수로 5,238km의 카레즈 건설

2024-10-10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6일 차, 2024년 5월 13일 월요일 (전용 버스)

숙박 : 투루판 吐鲁番锦江都城酒店 0995-8669666, 2박, 기온 : 24°~42°

- 투루판은 저지대로 해발 -(마이너스) 154m이다. 사해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낮은 지역이다. 사방이 5,000m ~ 2,000m 산으로 둘러싸인 솥뚜껑 모양의 분지형으로 얼마나 더운지 2일 동안 답사하면서 불가마를 온종일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축 처진다. 화염산이 가로막아 건조하고 온풍기 바람이 불어오지만, 천산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수를 5,238km에 달하는 카레즈(지하 우물. 중국 3대 불가사의)를 건설하여 열대과일인 포도, 하미과, 수박, 대추, 오디, 멜론 등 농산물이 잘 자라 풍요로운 오아시스 도시이다. 해가 뜨기 전 거리 물청소하여 깨끗하다.

베이징 시각을 사용하여 출근 시간 10시 ~ 저녁 8시까지 근무한다. 가로수는 뽕나무가 주종인데 장건(張騫, 한 무제 시대의 정치가. 기원전 139년 장안을 출발하여 두 차례 서역행을 추진하여 실크로드를 개척했다.)이 지나가면서 씨를 뿌렸다고 한다. 거리 곳곳에 포도 건조실이 많이 보인다.

최근 중국에는 거지를 볼 수 없는데, 정부에서 최소 생계비를 지원하여 거지가 없다고 한다. 또, 엄격한 법 집행과 CCTV가 너무 많아 도둑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투루판에서 실크로드가 남로, 북로로 길이 갈라지는 교통의 요충지다.

○ 교하고성(交河故城 자오허) : 차사전국(車師前國)의 도읍지로 성의 모양은 베틀 모양으로 길고 동문과 남문뿐이다. 성을 둘러싸고 하천이 흐르며, 길이 1,650m, 너비 300m, 높이 30m 절벽에 우뚝 솟은 지형에 지었기 때문에 성곽이 없다. 폐허가 된 옛 성 아래 외곽 도로 1,750m 길이를 전기차로 한 바퀴 돌고 고성에 올랐다.

교하고성을 바라보며 비현실적이고 빛바랜 고색창연한 모습을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달나라 모습인가 세상에 바람과 세월이 흔적으로 무너져 내린 흙먼지로 발길에 흩날려 우리 눈앞에 있다. 너무 아름다운 폐허이다. 우물터가 있다.

옛날 대상들이 이곳을 찾아와 고단한 몸을 쉬면서 골목길을 돌아 나며, 손잡고 정담을 나누었던 작은 가게는 무너져 내린 세월만큼 옛 영화를 그려본다. 어찌하여 최소한의 보수공사로 이 넓은 성터를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려고 노력하는가 이 지역 사람들이 부럽다. 한편으로는 질투가 난다. 도대체 여기가 어딜까? 외계의 별 같은 마을 성터를 이제 가면 언제 또 오려나 자세히 둘러보고 구석구석 사진을 찍으며 마음에 담아본다. 온종일 보았으면 좋으련만 너무 덥고 다음 일정도 있어 폐허의 고성을 뒤로하고 나오려니 마음이 아프다. 자꾸 돌아보게 한다.

○ 카레즈(坎儿井 인공 지하수로) : 투루판 연 강수량 20mm로 건조한 사막에 기온 40도, 지표면 온도 70도에 달하여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을 파서 수로를 건설하였다. 지하수로는 굴 깊이 150m ~ 5m로 길이 30km 정도 수로의 개수는 1,287개, 전체 길이를 더하면 5,238km에 달한다. 여름철 천산에서 만년설이 녹아내린 빙하수를, 지하수로를 건설하여 풍요로운 땅 오아시스로 바꾸었다. 자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설을 이란에서는 카나트(qanat)라고 부른다. 카레즈를 파는 것은 현세를 위한 것이 아니고, 후대 세대를 위하여 수백 년간 수로를 건설하였다. 세계의 불가사의다.

○ 소공탑 (吐鲁番 苏公塔 쑤궁타 이슬람사원 탑) : 투루판의 통치자 아민 호자(1694년~1777년)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아들 술레이만이 건설한 1779년 모스크다. 이 사원의 미나렛은 중국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높이 44m, 하단부 지름 14m에서 최상단 2.8m로 줄어든다. 이 미나렛은 15개의 띠로 벽돌을 배치하여 장식하였다. 중앙 광장 가운데 지점이 해발 0m라고 한다. 너무 뜨거워서 그늘이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온몸에 땀으로 범벅이다. 바로 앞에 있는 왕궁도 둘러보았다.

○ 고창고성(高昌故城) : 모래사막에 무너진 황토 벽돌에 경외감을 느낀다. 성의 둘레 5.4㎞, 면적 220만㎡로 그 규모에 놀란다. 외벽 두께 12m, 높이 11m이다. 남면에 3개의 성문이 있고 나머지 삼면에는 성문이 각각 2개씩 있다. 관광객은 우리 일행뿐이다. 굉장히 넓고 폐허가 된 건물 사이로 옛 도로가 있어 안내인이 전기차를 태우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주요 절과 대불사 터에서 세워주면 둘러보는 식으로 답사하였다.

보살상 벽화가 남아있고, 현장법사가 들러 설법한 강의실도 찾아보았다. 현장법사는 당나라의 고승으로 인도에서 불교 연구하여 중국으로 돌아와 인도 여행기인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를 썼다. 흙먼지와 사막으로 변해버리고 폐허가 된 성내에 10만 명이 살았다고 한다. 고성 터가 너무 커 우리 답사단은 그늘 하나 없는 폐허가 된 유적지에서 10시간째 40도 찜질방을 헤어나지 못하고 프라이팬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엄청난 더위에 녹초가 되어 서둘러 고창고성에서 나왔다.

○ 투위거우(吐峪沟麻扎) 가는 길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뽕나무가 많아 오디를 따먹었다. 하얀색 오디와 검은색 오디를 한참 따먹다 보니 손톱과 손가락이 까맣게 물들었다. 즐거운 체험을 하였다. 화염산 계곡, 물이 흘러 침식된 지형 오아시스에 흙집 사이로 듬성듬성 나무와 중심에 이슬람사원이 있는 작은 협곡 마을이다. 화염산 부근이라 참기 어려운 더위인데 눈앞에 펼쳐지는 비현실적이고 폐허에 고색창연한 모습의 마을을 보면서 아! 아름다움을 어떻게 설명하지... 여행자의 생각과 달리 이곳 주민들의 삶 또한 얼마나 고단할까 느껴진다.

K팝 한류의 영향으로 매표소 소녀 검표원이 우리 일행을 보더니 반가워 한국어로 인사하고 띄엄띄엄 하는 한국말로 의사가 통한다.

○ 화염산(火焰山) : 온풍기를 틀어 놓은 듯하여 열기가 더하는 사막에 산 모양이 불타는 형상의 지형으로 석양에 비치면 붉은색으로 보인다. 화염산은 산맥을 이루며 해발 800m, 길이 98km로 연결된다. 소설 서유기의 손오공과 삼장법사 이야기의 고향으로 여러 곳에 동상이 있다.

○ 베제클리크 천불동(柏孜克里克千佛洞) : 화염산 여러 계곡 가운데 하나다. 천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작은 오아시스 협곡 깊숙이 마을 직벽에 만들어진 굴을 최근에 발견하였다. 굴 안의 화려한 벽화는 여러 나라에 도난당했고, 빛바랜 벽화와 훼손된 흔적을 보니 안타까웠다. 15호 굴 서원 회랑도 벽화를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 (사진 자료 인용 : 그림 43, 44, 《中國新疆 吐鲁番》, 新疆人民出版社, 19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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