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MS 이어 구글·삼성 '갤럭시AI' 협력 반독점 조사

2024-06-30

디지털시장법(DMA)으로 빅테크를 압박 중인 유럽연합(EU)이 구글과 삼성전자 간 인공지능(AI) 협력에 대한 반독점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갤럭시S24에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나노’가 탑재된 데 대해 독점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조사는 DMA 적용 대상인 구글을 겨냥하지만 삼성전자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 시간)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한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삼성 특정 기기에 소형 AI 모델인 제미나이 나노를 사전 설치하기로 한 계약의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정보 요청을 보냈다”고 밝혔다. 구글이 삼성전자 기기에 제미나이 나노를 기본 탑재해 타 AI 개발사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올 1월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갤럭시 AI’로 명명한 엣지(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갤럭시AI에는 삼성전자 자체 개발 AI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사인 구글의 AI 제미나이가 융합돼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 공생관계인 만큼 EU가 갤럭시AI에서 제미나이를 들어내도록 강요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며 AI폰 경쟁에 뛰어든 현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제미나이 탑재가 어려워진다면 애플의 독점성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구글에 ‘외주’하고 있는 생성형 AI 개발을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사가 강행된다 해도 EU 제재 대상은 구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MA 규제 대상 기업이 아니다.

EU의 AI 독점성 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에서부터 시작됐다. MS는 오픈AI 최대 투자사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를 MS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올 3월 EU는 MS를 비롯한 빅테크들에게 AI 협력 사항에 관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반독점 조사 착수를 위한 사전 단계인 셈이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받았고 MS와 오픈AI 간 계약에 대한 추가 정보 요청을 보내고 있다”며 “특정 독점 조항이 경쟁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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