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소극장 공연까지…무대 밖 ‘팝업스토어’에 빠진 뮤지컬계

2024-10-03

대극장 '알라딘' 소극장 '랭보' 등 팝업스토어 운영

경험 통한 팬 충성도 높여...새로운 관객 유입도 기대

뮤지컬 업계가 공연의 문턱을 낮추고자 공연장 밖으로 향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젊은 세대의 시선을 끄는 팝업스토어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선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일부터는 이른파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 서울에서 뮤지컬 작품으로는 처음인 ‘알라딘’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매직 램프 로드’라는 타이틀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서는 작품 속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나 등장인물이 착용하는 의상, 소품 등을 그대로 옮겨왔다.

이는 오는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을 앞두고 뮤지컬 ‘알라딘’의 명장면을 미리 만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방문객이 램프가 새겨진 위시 카드에 소원을 적으면 배우들이 직접 추첨해 티켓을 선물하거나, 미션을 통해 얻은 황금 페이퍼로 포토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체험형 팝업스토어는 젊은 세대의 발길을 붙잡는다. 관계자에 따르면 약 2주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의 사전 예약 회차는 전 기간 매진됐다. 이미 오픈 첫날에는 1000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이에 앞서서 뮤지컬 분야 중 처음으로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면서 성공 사례를 쓴 작품도 있다. ‘마리퀴리’는 지난해 성수동에 극중 마리퀴리의 공간들을 방탈출 카페를 연상케 하는 콘셉트로 흥미롭게 연출했다.

당시 제작사에 따르면 평일 기준 하루 평균 300명, 주말 기준 500명의 관객이 현장을 찾았고, 팝업 진행 중 공식 계정의 팔로우는 2000명 가량 증가했다.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세로형 영상들이 조회수도 평균 1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파급력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기존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었던 ‘마리 퀴리’는 팝업스토어 진행 당시 인터파크 기준, 남성 관객 예매율이 약 10%가량 상승했다.

이밖에도 ‘킹키부츠’ ‘맘마미아!’ 등 주로 대극장 뮤지컬 위주로 팝업스토어는 필승 마케팅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엔 대학로에서도 팝업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엿보인다. 지난달 뮤지컬 ‘랭보’는 탄생 170주년을 맞아 팝업스토어 ‘뮤즈 드 랭보’를 진행했다. 극장이 아닌 색다른 공간에서 작품의 넘버와 콘텐츠를 보고 들으며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뮤지컬계에서 이 같은 시도가 이어지는 건, 그만큼 뮤지컬 팬덤의 구매력이 규모를 키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팝업스토어는 유통 업계를 넘어 케이팝,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업계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팬덤이 주요 소비자이자 주최 측의 브랜드 이슈화를 노린 전략의 키가 된다. 뮤지컬 업계 기존 관객의 작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결집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동시에 입소문을 통한 새로운 관객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케이팝 아이돌 만큼은 아니지만, 뮤지컬도 그에 비견할 만한 팬덤을 구축해나가고 있다”면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건 MD 매출보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보면 된다. 작품에 대한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는 작품을 직접 체험하며 더 빠져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들의 SNS 활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일반 관객에까지 입소문이 미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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