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월 평균 29% 적은 임금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20.3%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공개한 성별임금격차 관련 성인지 통계 주요 내용을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월평균 약 29% 적었다. 호주(10.7%), 캐나다(16.5%), 스웨덴(7.5%) 등과 비교해 성별임금격차가 컸다.
OECD 회원국과 비교 가능한 2023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2023년에도 한국의 여성은 남성보다 월 평균 임금이 29.3% 낮았는데,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성별임금격차인 11.3%의 2.6배 수준이다. 2023년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가 20% 넘게 벌어진 곳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22%), 에스토니아(24.7%)뿐이었다.
한국은 여성의 대표성 관련 통계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20년 17.3%에서 올해 20.3%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 OECD 국가 중 아이슬란드 46.0%, 핀란드 45.5%, 멕시코 50.2% 등은 국회의원의 절반 가량이 여성이었다. 한국은 일본(15.7%), 튀르키예(19.9%), 헝가리(15.2%)를 제외하면 OECD 국가 중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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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7년 12.3%에서 지난해 17.5%로 5.2%포인트 증가했으나 여전히 OECD 주요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여성 관리자 비율은 전체 관리직 중 여성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여성 관리자 비율에서 일본(16.3%)과 한국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는데, 호주(41.7%) 등은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2023년 기준으로도 프랑스(38.9%), 독일(28.6%), 노르웨이(33.7%) 등은 한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국내 사업체별 여성 대표자 비율은 2000년 33.9%에서 2019년 38.5%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다 2020년 이후 36%대로 하락한 뒤 2023년 기준 37.1%로 소폭했지만 여전히 2019년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와 저임금노동자 비율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노동시장 불평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성평등한 노동시장 구축, 여성 고용의 질적 향상, 여성의 경력 유지, 임금 투명성 제고 노력 등을 통해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은 최근 수년간 관리직·정치 영역 모두에서 여성 대표성이 소폭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여전히 국제적으로는 OECD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 리더십 확대를 위해 관리직 승진·임용 과정의 성차별 해소, 여성 인재 발굴·육성, 여성 후보자 공천과 국회 여성 비례대표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김원진 기자 onejin@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