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사업 무력화로 직원 성과 착취"...대신증권 노사, 꼼수 구조조정 두고 '갈등 격화'

2024-10-09

【 청년일보 】 대신증권이 지난 10년간 진행 된 전방위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사가 갈등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신증권 노동조합은 사측이 지점 직원들의 활성화 된 계좌들을 본사로 이관해 조직 성과급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등 영업환경 악화를 야기하는 한편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판매를 강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이 추진하는 정책이 직원들을 벼량끝으로 내몰고 있는 동시에 인력 구조조정의 빌미를 만들기 위한 꼼수라며 힐난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 사무금융노동조합 산하 대신증권 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7일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생존권 보장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 중단요구' 집회를 개최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0년간 ▲금융센터화 명목의 영업점 통폐합▲서부지역 업무직원들의 서울 발령과 영업직 전환, ▲비대면 신규계좌 본사 몰아주기인 수도권 7천만원 이하 비수도권 5천만원 이하 계좌들을 본사로 이관 등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업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 추진으로 인해 지점 영업직원들의 사기와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에는 1억원 이하 계좌까지 본사로 이관한다는 소식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올 초 4개 지점이 통합한 지점의 경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계좌의 3분의 1이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위탁매매는 고객으로부터 주식, 채권, 펀드 등의 금융상품 매매를 중개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수취하는 영업방식을 의미한다.

노조 관계자는 "사당과 광화문, 신촌에 있던 계좌들이 여의도로 통합됐다"면서 "기존 고객 계좌들이 거리 등의 이유로 타 지점 또는 타 증권사로 이전하는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관리하던 고객 계좌들이 이탈하면서 담당 직원들이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한 이로 인해 성과급이 줄어 들어 영업활동 역시 위축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지점 통폐합 작업도 가속화될 것이란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면 수많은 직원들이 저성과자로 분류되고, 대다수 영업점은 적자 점포가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적자 점포인 영업지점을 부진한 실적을 빌미로 없애 통폐합을 시킬 게 뻔하며, 영업점 직원들은 극악한 저성과자 프로그램인 ‘전략적 성과관리 체계’에 편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내년부터 1억원 이하 계좌들까지 본사로 이관을 추진하면 신규 계좌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부분 직원들은 사실상 고사 상태가 될 것"이라며 "이는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사측의 꼼수"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노조는 사측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 같은 정책이 부동산 펀드 판매 촉진을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서울 중구 을지로의 대신343(대신증권 본사 건물)을 리츠로 편입해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343이 리츠로 만들어진다면 대신증권의 부동산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이 맡아 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대신343을 기초 자산으로 한 상장 리츠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은 국내 공모리츠가 없는 만큼 대신343을 리츠로 만들어 운용하면 대신증권은 부동산 리츠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서 부동산 펀드 판매에 올인하라는 의도가 의심된다"면서 "직원들이 브로커리지로 충분한 수익을 올리면 사측에서 밀고 있는 부동산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브로커리지 수입 감소를 펀드 판매 수익으로 보충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 이는 직원들을 완전히 피폐하게 만들어 부동산 금융상품을 팔도록 강압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 "실적 압박에 벼랑끝으로 내몰린 직원들은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는 결사적으로 판매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회사가 불완전판매를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적극 대응해 지난 7일부터 서울 명동 본사 앞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부터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도 규탄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라임사태)에 휘말리며 고객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다.

라임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다가 결국 환매를 중단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대신증권은 전체 라임자산운용 펀드판매 설정액 5조7천억원 가운데 1조1천760억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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