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식자재 유통업체 엠비프로가 한국산 한우의 동남아 수출을 위한 현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국가 간 검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민간 차원에서 먼저 유통망을 확보하고 수출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는 선제적 준비에 나선 것이다.
엠비프로는 최근 태국 현지 유통업체 및 농식품 바이어들과 접촉을 이어가며, 한우 수입 수요에 대한 실질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국 현지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한우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일부 고급 외식 브랜드에서는 실제 도입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크다”며 “정식 수출 이전에 시장 환경을 충분히 파악하고, 협력 구조를 먼저 다져두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산 한우는 태국 내 정식 수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검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업적 거래는 막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엠비프로는 향후 정부 간 협상이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해, 샘플 수출을 통해 제품 반응을 수집하고, 포장·보관·배송 등 공급망 측면에서 사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황동진 엠비프로 대표는 “공식 수출이 가능해지는 날을 기다리기보다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준비는 먼저 마쳐놓자는 취지”라며 “검역 협상은 정부의 영역이지만, 그 이후의 실무는 결국 현장에서 움직이는 기업의 몫”이라고 말했다.
엠비프로는 이와 함께, 태국 현지 유통사와의 브랜드 공동 마케팅, 온도 유지형 포장 설비 전환 등 수출을 위한 기반도 점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정식 수출 개시 이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 유통업체들이 검역 협정 이후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엠비프로처럼 먼저 현장을 확보하고 유통 시뮬레이션까지 마치는 사례는 드물다”며 “이러한 준비는 향후 빠른 시장 안착에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비프로는 태국 외에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한우 수입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현지 대응 전략을 순차적으로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단기 수출 성과보다도, 장기적 신뢰 기반을 갖춘 동남아 한우 유통 플랫폼 구축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