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지금은 의대 모집 정지가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증원된 의대에 입학할 신입생에 대해서도 “2·3·4학년 선배들이 다 수업을 안 듣고 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99% 이상이 수업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000명만 늘어도 교육이 불가능하기에 정말 의대 모집을 해도 되는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미 내년도 대입 전형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지금이라도 백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의대 신입생들이 입학한 후에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확률을 그는 ‘99% 이상’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배들이 수업을 안 듣고 있는데 ‘나는 어쨌든 윤석열 정부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며 수업을 듣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수업을 안 들으면 어차피 똑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로 전공의·의대생이 이같이 행동하고 있을 때 대책을 내놔야 하는 쪽도 정부”라며 정부의 ‘결자해지’론을 강조했다. 전날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정책에 대한 반성이 우선이며, 그러면 사과도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사항이 대화 참여 조건은 아니라고 재차 말했다.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서도 “협의체는 누가 추진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며 회의론을 재차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 대표와 면담 당시를 돌아보며 “이분은 지금 본인의 문제와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 싶었다”며 “여당 대표이기 때문에 이 사태에 대해서 분명히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당대표에 출마했을 거라고, 저는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출범한 의협 비대위에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의협 내 소통을 이어가려 들어갔다”며 “전공의들의 이야기에 대해 교수, 의협, 개원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협 지도부에 적극 참여해 정책적 방향을 주도할 것으로 보는 관측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10개월째 이어지는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불편이 커지는데 대해서는 “대한민국 의료의 방향성과 국민들의 혜택 등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답했다. 그는 “1, 2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40년, 50년 이상”을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의대생들의 집단휴학에 대해서도 “1~3년 휴학하는 일이 인생에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일인가.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내년 의료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되면 정말 망하는 게 아닐까”라며 “진짜로 전공의·의대생이 안 돌아왔을 경우를 전향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에서 일해야 할 의지가 사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