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브’ 엄성민 작가가 보여주는 현실 [작가 리와인드(149)]

2025-01-06

1997년 한국 담은 '국가부도의 날' 이어

연예계 현실 포착한 '나미브'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로 관객들을 만났던 임성민 작가가 ‘나미브’로 드라마에 도전 중이다. ‘국가 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외환 위기를 소재로 당시 시대상을 생생하게 반영했다면, ‘나미브’를 통해선 연예계의 현실을 들추고 있다.

ENA에서 월화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나미브’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강수현(고현정 분)과 방출된 장기 연습생 유진우(려운 분)가 만나 각자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 ‘현실’에 발 딛고 끌어내는 ‘공감’

‘국가부도의 날’은 모두가 대한민국의 경제 호황을 의심치 않았던 1997년, 국가부도까지의 긴박한 일주일을 그려낸 작품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IMF 사태를 소재로 담아 이목을 끈 ‘국가부도의 날’은 당시 시대상을 꼼꼼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의 관심을 충족했다.

한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있다는 걸 알고, 이를 막기 위해 애쓰는 한국은행 통화금융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의 사투를 통해 영화적 흥미를 배가하는 동시에, 평범한 시민들이 빠르게 무너지는 모습을 함께 담아내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공장장 갑수(허준호 분)의 예상치 못한 선택은 충격과 동시에 씁쓸함을 안겼으며, 국가적 재난 상황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정학(유아인 분)의 환호는 분노를 유발했다.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관객들 또한 함께 여러 감정을 느끼게 했었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37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었다.

‘나미브’는 ‘국가부도의 날’과 장르도,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다만 ‘국가부도의 날’처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아니지만, ‘나미브’ 또한 연예계의 현실을 꽤 생생하게 드러내며 수현과 진우가 연예계의 어떤 이면을 들춰낼지 기대케 한다.

그렇다고 우리네 삶과 동 떨어진 서사로 흥미를 자극하는 작품은 아니다. 실력은 뛰어 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픔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진우, 그리고 앞만 보고 달리다가 가족을 신경 쓰지 못해 이혼을 요구받은 수현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도 함께 담기고 있는 것. 무엇보다 한집살이를 하게 된 이들이 수현의 남편 심준석(윤상현 분), 아들 심진우와 어떻게 진짜 가족이 될지도 기대가 된다. 현실에 발 디딘 이야기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엄 작가가 후반부 어떤 여운을 만들어낼지, ‘나미브’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