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의 A 그룹장은 협력 기업 요청한 자료를 찾고자 기관이 새로 구축한 경영자정보시스템(EIS)에 접속했다. 검색 결과 최근 3년간 관련 분야 연구 과제를 가장 많이 수행한 연구자 5명과 성과까지 파악해 기업에 전달할 수 있었다. 전에는 데이터 취합·가공 후 전달까지 2주가량 걸리던 일이었다.
#2. 인력 충원 계획 중인 B 행정원은 EIS를 통해 향후 5년간 본부·분야별 퇴직 예정자 정보를 확보했다. 데이터분석플랫폼(DAP)에서 이를 기반으로 분야별 인력 비중·수요를 따져, 기계전공 박사급 인력을 더 채용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
EIS·DAP 적용 후 생기원의 달라지는 모습이다. 생기원은 디지털정보혁신실이 데이터 기반 행정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EIS·DAP를 구축, 11일부터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생기원은 지난 2003년부터 종합정보시스템(EIP)을 운영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다만 축적 데이터 가공에 적잖은 시간·인력이 필요하고, 이마저 담당 부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해 경영 데이터 실시간 확인이 힘들었다. 자료 형식도 제각각인데다 체계적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이 때문에 데이터 기반 디지털 행정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심층 기획을 거쳐 지난 1월부터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관 경영·운영에 필요한 지표를 파악하고,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정제하는 등 구축 8개월여 만에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EIS에서는 인사, 연구과제 수행, 논문 실적, 기술이전, 특허, 파트너기업 등에 대한 경영지표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마련했다. 정제된 데이터는 DAP를 활용해 다양하게 분석하고 시각·보고서화 할 수 있다.
추후 인공지능(AI)도 적용한다. 대화형 데이터 분석 등 자동화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전체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다.
구축한 디지털 행정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관 운영 필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 협력 아이디어까지 도출할 수 있다. 보유 기술과 분야별 전문가 정보 등을 결합한 다각도 분석이 가능해져, 이들을 융합하는 새로운 기술 창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3000여곳에 달하는 생기원 파트너 기업들과 기술적 연계 고리를 찾는 것도 수월해져 기업 지원 서비스 개선도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데이터 접근이 어려웠던 생기원 지역 조직들도 EIS·DAP를 통해 선제적으로 산업 현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진정한 지역 자율경영체제 실현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의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정책에도 부응하는 변화다.
이상목 원장은 “보고 체계 표준화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며 “내부적으로는 공감 디지털 경영을 정착시키는 한편 기업·대학·유관기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디지털 혁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