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가 집중하는 인공 적혈구, 활용 가능성이 핵심

2025-01-30

출혈에 대처하는 치료제 개발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관심사다. 최근 일본에서 2030년까지 혈색소(헤모글로빈) 기반 산소 운반체(HBOC)를 개발하겠다는 발표가 전해졌다. HBOC는 흔히 '인공혈액'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혈색소 추출 가공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HBOC는 산소운반능을 지니지만 실제 혈액 내 적혈구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HBOC는 체내 작용 시간이 매우 짧고, 동물 혈액에서 추출해 만든다면 이종 간 수혈에 따른 항체 생성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실제 의료 현장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인공혈액 개발 핵심은 적혈구 기능을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느냐에 달렸다. 단순히 산소 운반 능력만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적혈구의 모든 특성과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인공혈액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다.

혈액 주요 구성 요소인 적혈구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적혈구는 혈색소를 통해 산소를 운반해 모든 세포와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폐로 운반해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그렇다면 적혈구를 어떻게 체외에서 생산할 수 있을까? 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분리한 후 영양 배지에서 키우면서 적혈구로 분화해, 아주 소량을 만드는 배양법은 처음 보고된 지 벌써 20년이 됐다. 수혈 효과를 낼 만큼 많은 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세계 많은 국가와 연구진들이 이에 도전하고 있지만, 대부분 극소량 생산에 그치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암세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트블러드는 10년 이상 매진한 혈액 생산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실제 혈액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적혈구를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기존 복잡한 방법 대신에 적혈구 전구세포(조혈모세포에서 조금 더 분화했으나 아직 적혈구가 되기 전 단계의 세포) 단계에서 세포를 엄청난 수로 증식시키는 접근법을 택했다.

해당 기술로 단순히 산소 운반 기능만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추가 치료적 기능까지 더해진 우수한 적혈구 제제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확장성을 가진 혈액제제인 '바이오블러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혈액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은 치료제로 나아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한 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제조업체와의 협력이 필수다. 모든 과정이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종간에 혈액형이 달라 적절한 비임상 모델이 없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대규모 연구를 가능하게 할 투자 유치도 중요한 관문이다.

인공혈액은 많은 나라가 원하는 보건의료·국방 재료이자 전략자산인 만큼 개발 열기도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이미 다양한 형태로 인공혈액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특성상 최종 임상시험까지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만큼 정부와 산업계, 학계 협력과 지원이 필수다.

특히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인 관심과 요구된다. 인공혈액 개발은 단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과제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업, 연구기관이 힘을 모으길 희망한다.

백은정 아트블러드 대표 bej@artblood.kr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