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쥐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들이 뇌까지 도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환경과학연구원(Environmental Sciences) 연구팀은 미국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및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환경 전반에 퍼져 현재 지구상의 거의 모든 인간의 몸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섭취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신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그 피해가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포유류의 신체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실험용 쥐에게 크기가 다른 형광 플라스틱 입자가 포함된 물을 먹였다. 이후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했다.
소화기관을 통해 혈류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 연구진은 ‘이광자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을 이용해 혈관 속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또한, 크기가 가장 작은 입자는 뇌에까지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쥐의 두개골에 작은 창을 설치해 뇌 속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을 직접 관찰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쥐의 혈류를 타고 이동하며 결국 뇌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정 지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마치 교통체증처럼 정체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이 이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면역세포가 미세플라스틱을 포획하면서 정체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축적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진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신경학적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억력 감퇴, 운동 능력 저하, 지구력 감소 등의 증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쥐와 인간의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연구해야 하며, 이를 위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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