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통해 암호화폐 시장 진출 확대

2025-12-16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NYSE: JPM)가 블록체인 기술을 전통 금융 상품에 접목하는 행보를 이어가며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를 선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JP모간의 운용자산 4조 달러 규모 자산운용 부문이 첫 토큰화 MMF를 출시한다.

이 상품은 투자자들이 펀드 지분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보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자산을 토큰화할 경우 자산 이전과 거래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시간 제약 없이 거래가 가능해진다고 보고 있다.

JP모간은 해당 펀드에 자체 자금 1억 달러(약 1475억 7000만 원)를 초기 투입한 뒤, 16일부터 외부 투자자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펀드 명칭은 '마이 온체인 넷 일드 펀드(My OnChain Net Yield Fund)', 약칭 'MONY'다. 최소 투자금은 100만 달러이며, 개인의 경우 500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적격투자자, 기관은 최소 2,5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곳만 투자할 수 있다.

JP모간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활용해 MONY 펀드의 거래 기록을 관리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은행의 머니마켓 투자 플랫폼인 '모간 머니(Morgan Money)'를 통해 펀드에 가입하며, 그 대가로 암호화폐 지갑에 디지털 토큰을 받게 된다.

일반적인 MMF와 마찬가지로 MONY는 비교적 안전한 단기 채무 증권으로 구성되며, 통상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 펀드는 매일 이자를 지급하고 배당을 누적한다. 투자자들은 현금뿐 아니라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C로도 펀드 가입과 환매가 가능하다.

JP모간 자산운용의 글로벌 유동성 부문 책임자인 존 도노휴는 "토큰화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블록체인 상에서도 전통적인 MMF와 동일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는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매력적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자산을 온체인 상태로 유지하면서도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대기성 자금을 보유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토큰화는 비용 절감과 결제·청산 시간 단축 효과가 있다. 일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담보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지자들은 이러한 상품이 전통 자산운용사들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는 올해 초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 이후 토큰화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으로 불리는 토큰화 달러에 대한 규제 틀을 마련한 것으로, 이후 주식·채권·펀드·실물자산까지 토큰화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1970년대부터 대표적인 단기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아온 MMF는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 전체 자산 규모는 약 7조7,000억 달러로, 올해 초 6조9,000억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동시에 코인게코(CoinGecko)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JP모간의 이번 행보는 블랙록을 비롯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해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블랙록은 현재 18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토큰화 MMF를 운영 중이다.

앞서 7월에는 골드만삭스와 뉴욕멜론은행(BNY멜론)이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대형 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 지분을 토큰 형태로 제공하는 상품을 공동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P모간은 최근에도 프라이빗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토큰화했으며, 로빈후드·크라켄·제미니 등 기업들은 올해 초 미국 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토큰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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